대졸 공채 시즌이 시작됐지만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경기회복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정년연장 등 노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대기업들의 채용 열기가 시들해진 탓이다. 전국 대학 캠퍼스를 돌며 채용설명회를 여는 기업도 크게 줄었다.

3일 잡코리아가 삼성, 현대차 등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작년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30개 그룹 중 올 상반기에 대졸 신입직 공개 채용을 하는 곳은 16개며 이 중 포스코, KT 등 5곳은 아직 채용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일부 금융사도 상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상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한 11개 그룹의 채용 인원은 총 1만4335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1% 감소할 전망이다.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고용 관련 현안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데다 시간제 근로자와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채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오는 24일부터 닷새 동안 신입사원 채용원서를 접수한다. 채용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했던 총장추천제가 무산됐지만 다음달 13일 실시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는 인문학적 지식과 종합적 사고력을 중시하는 문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이달 중순께 채용접수를 시작하는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찾아가는 인재채용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