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석 내일투어 대표 "직원 행복이 우리의 성장전략"
“원하는 직원은 누구나 한 달간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직원들을 위해 네일 아티스트도 정규 직원으로 채용했죠. 손해라고요? 아닙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죠. 직원이 행복해야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이진석 내일투어 대표는 직원 복지가 고객 서비스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내일투어 직원은 약 200명. 적정 인원보다 20% 정도 많다. 예전에는 업무 강도가 높아 직원들의 피로가 심하고 이직률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오후 8시에 퇴근하는 직원이 꼴찌라 회사 문을 잠그고 나가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대폭 줄었다. 인력이 늘면서 1인당 담당해야 할 고객 숫자가 적어지자 직원들의 고객 응대도 한층 부드럽고 친절해졌다. 대체 인력이 있으니 휴가 사용도 자유롭다. 3년차 이상은 유급으로 한 달을 자유롭게 쉴 수 있다. 여간해서 보기 힘든 파격적인 휴가제도다.

“충분히 재충전할 시간을 주는 것이 최고의 직원 복지라고 봅니다. 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만 했는데 참 후회돼요. 직원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지 않겠습니까.”

개별자유여행(FIT) 시장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내일투어의 지난해 매출은 고객예탁금 기준 2000억원. 올해 목표는 이보다 25% 성장하는 것으로 자신감은 가득하다. 내일투어는 1998년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성수기와 비수기 예약 차이도 15%에 불과하다. 상품가격이 비교적 높은데도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내일투어의 개별여행 전문 브랜드 ‘금까기’는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8년 연속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IT시스템, 차별화된 상품, 가격경쟁력, 인적자원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ERP(전사적 자원 관리)시스템 구축에만 수십억원을 투자했어요. 덕분에 제가 1주일간 해외출장을 가도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아요. 사장이 없어도 업무에 차질 없을 정도로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죠. 현재 판매 중인 홍콩상품만 300개를 넘는데, 그만큼 세분화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예요.“

내일투어는 또 해외 호텔과 직접 계약, 각종 교통권·입장권·총판대리점 계약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개별여행 분야의 ‘사관학교’라 불릴 만큼 전문성을 갖춘 맨파워도 강점이다.

“여행객의 성향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항공과 호텔을 접목시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우리는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공급하는 데 집중합니다. 한 달간 여행지에 직원을 보내 답사하게 하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죠.”

이 대표는 “개별전문여행이 각광받고 있어서 내일투어는 올해 더욱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꽃보다 할배’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실버세대까지 가이드 없이 자유롭게 여행하고, 다른 대형 여행사도 FIT 시장에 뛰어들면서 파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많아져서 걱정되지 않냐고요? 제 신조가 ‘함께 가야 멀리 간다’입니다. 외부에 신경 쓰기보다 내실을 기하고 지금 잘하고 있는 부분을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