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와 안개가 겹쳐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결항이 속출했던 지난 25일 오전 10시.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의 종합통제센터(OCC) 운항관리사들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날씨 탓에 결항과 회항이 잇따르면서 운항 스케줄을 급히 바꾸고, 비행 중인 항공기 기장들과 끊임없이 항로 변경 관련 교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센터 벽면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선 운항 중인 모든 항공기의 실시간 비행 경로와 인천공항을 비롯한 각국 대형 공항의 활주로 상황, 기상 정보 등이 색깔별로 표시됐다. 서명원 OCC 운항관리감독은 “오늘처럼 안개가 심한 날엔 센터 직원 전체가 비상이라 점심식사는커녕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간다”고 말했다.
2009년 2월 국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연 아시아나항공 종합통제센터는 ‘아시아나항공 안의 작은 아시아나’로 통한다.
기상 악화와 기체 결함, 테러 등 비행기 운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변수를 관리하고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 뒤 최고경영진에게 전달하는 두뇌와 신경망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최근엔 선진 항공사는 물론 국가정보원에서도 이곳의 시설 및 시스템 현황을 견학하기도 했다.
OCC엔 운항관리사와 기상전문가,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사 등 비행 과정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망라한 전문가 150여명이 모여 있다. 매일 3교대로 24시간 운영된다. 국내 항공사 중에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두 곳이 종합통제센터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로 승객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당한 악몽을 경험했다. 센터 구축 직후부터 매년 1회씩 모든 사원들이 모의 훈련을 해온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 사고를 계기로 안전 의식을 더욱 높이겠다는 각오다.
통제센터를 총괄하는 6명의 시프트매니저 중 한 명인 박현수 아시아나항공 종합통제팀 선임운항관리감독은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 요소도 용인할 수 없다”며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