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컴캐스트 가입 고객이 넷플릭스의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동영상 콘텐츠를 빠르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트래픽을 많이 일으키는 콘텐츠 사업자가 인터넷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망 사업자들의 요구를 넷플릭스가 받아들인 것이어서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컴캐스트에 일정 금액을 내고 수년 동안 컴캐스트의 초고속인터넷망을 직접 사용하는 계약을 이날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인터넷 중개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컴캐스트 망을 사용해왔다. 최근에는 인기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의 영향으로 트래픽 양이 급격히 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스트리밍 속도가 27% 느려지기도 했다.

그동안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 초고속인터넷 제공 업체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콘텐츠 업체들은 인터넷망 개선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그러다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망 사용료를 내기 시작하면서 넷플릭스만 고독한 싸움을 계속해왔다.

3000만 유료가입자를 보유한 미국 최대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마저 컴캐스트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양 업계 간 싸움은 망 사업자의 승리로 돌아가게 됐다. 당장 넷플릭스가 AT&T, 버라이즌, 타임워너케이블 등 다른 망사업자들과 벌이고 있는 협상에서도 망 사용료 지급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