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회사가 11년 만에 당기순손실을 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2013년 4~12월) 국내 증권회사의 당기순손실은 1098억 원으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3%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증권사의 실적 악화는 동양증권과 한맥증권의 대규모 적자 탓으로 풀이된다. 미국 양적완화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채권 자기매매이익이 감소한 것도 실적을 끌어내린 주요인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판매관리비는 감소했지만 자기매매이익과 영업외비용은 증가했다.

증권사에 종사하는 인원 수는 2559명이, 국내 증권사 지점은 160개점이 줄었다. 비용 절감 노력으로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2150억 원(3.6%) 감소했다.

다만 관계사 지분 감액 등으로 영업외비용은 2434억 원(133.1%) 증가했다. 수탁수수료 수익과 인수·주선수수료 수익 감소로 수수료수익은 1256억 원(2.7%) 뒷걸음질쳤다. 자기매매이익도 6280억 원(18.7%) 낮아졌다.

전체 증권회사(62사) 중 34개사가 흑자를 기록한 반면, 28개사는 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한 회사는 4개사이며, 적자로 돌아선 회사는 12개사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2058억 원으로 전 분기(1825억 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로 740억 원(8.6%) 감소했다. 주식거래대금은 1분기 398조6000억 원에서 2분기 350조9000억 원, 3분기 323조6000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판매관리비는 인원 감축(9월 4만1222명에서 12월 4만243명)에 따른 명예퇴직금 증가로 전분기 대비 919억 원(4.9%)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체 증권사의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80%로 9월(495.9%)에 비해 15.9%포인트 줄었다. 이는 실적 악화로 영업용순자본액이 2.1% 낮아졌기 때문이다.

당기순손실을 낸 28개사의 평균 NCR은 439.9%로 지도비율(150%)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