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자격조건 없이 면접을 보는 ‘블라인드 면접’ 형태인 ‘SK 탤런트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자격조건 없이 면접을 보는 ‘블라인드 면접’ 형태인 ‘SK 탤런트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는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양성 정신과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을 경영철학으로 삼아 실천하고 있다.

[인재경영] SK그룹, 장벽없앤 면접…지방대생 30%이상 선발
SK의 인재경영은 1973년 시작한 장학퀴즈에서 시작돼 1974년 한국의 우수 인재들이 해외 유명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40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SK의 인재 경영은 끼와 열정, 도전정신으로 뭉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와 모든 장벽을 허무는 지방대생 30% 이상 선발, 출산 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별도 신청 없이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육아 휴직 자동전환제’ 등 다양한 제도 등에 잘 나타나 있다.

SK 인재경영은 SK가 후원해 1973년 2월18일 첫 방송을 탄 고교생 퀴즈프로그램 ‘장학퀴즈’에서 출발했다. 장학퀴즈는 방영 초부터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을 일요일 아침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게 할 만큼 ‘인재’와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방송 횟수만 2000회 가까이 되고 출연 학생 수도 1만6000여명에 이른다. SK 인재경영은 장학퀴즈가 첫 방송을 탄 이듬해인 1974년 고 최종현 회장이 5540만원의 사재를 출연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면서 본격화됐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자원이 없고 오로지 인재에만 기댈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현실을 감안해 한국의 우수 학생들이 미국 등 선진국의 세계 최고 수준 교육기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1974년부터 지금까지 사회과학, 자연과학, 동양학, 정보통신 분야에서 570여명의 박사 학위자를 배출했다. 현재도 190여명의 해외 유학생이 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창의적 인재 확보를 위한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도 인재경영의 철학이 녹아있다. SK는 종전의 채용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스티브 잡스’형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학교, 성별, 나이, 학점, 어학점수 등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장벽들을 없앴다. 이를 위해 지방대생을 30% 이상 선발하고 있다.

또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 도전정신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입사 지원서에 학력과 학점, 어학점수 기입란도 아예 없앴다. 개인 오디션 형태의 예선을 통과한 지원자들이 별도 합숙에서의 미션 수행능력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파격적인 채용 방식이다.

‘SK W-network’는 여성친화적 근무환경 조성과 우수 여성인력의 육성을 위해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설립된 임원급 여성협의체다. 그룹의 여성임원과 주요 관계사의 인력관리를 담당하는 남성 임원이 동등한 비율로 참석해 분기별로 여성 관련 정책 지원 사항과 역량개발, 양성평등 문화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논의 결과는 신속하게 전략과제로 선정돼 그룹 인력담당 임원회의에 상정되고, 각 관계사에서 실행력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운영된다.

‘W-network’ 발족 첫해인 2012년에는 여성 직책자 후보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경력 10년 차 전후의 여성인력에 대해서는 ‘여성 리더십 워크숍’을 개설, 여성인력 간의 활발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하고 있다.

워킹맘들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도 도입했다.

SK의 여성인력은 별도의 신청 없이도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서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개인 선호 및 양육 상황에 따라 유아휴직 시기 및 기간을 조정해 신청할 수도 있다. SK의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는 최근 정부가 여성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육아휴직을 쓴 여성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키로 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SK는 주요 관계사의 직장보육시설도 신설 또는 확대키로 했다. 그동안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해온 관계사는 관련 법규에 따른 법적 요건을 이미 충족했으나 늘어나는 실수요를 고려해 증축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