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정석기업, (주)한화+한화건설…'굵직한 합병설' 왜 자꾸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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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프리즘
경쟁력 향상·지배구조 단순화·규제 피하기…합치면 多 해결되니까
경쟁력 향상·지배구조 단순화·규제 피하기…합치면 多 해결되니까
연초부터 산업계에 굵직한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한진그룹이 (주)한진을 인적분할해 한진칼홀딩스, 정석기업과 동시에 합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 10일 정석기업 대표로 선임되면서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합병이 성사되면 한진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한화그룹이 한화건설을 (주)한화에 합병시킬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금융계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 잠재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건설을 계속 방치할 수 없어 유상증자와 병행해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쟁력 향상, 경영권 승계, 규제 회피 등 ‘1석다(多)조’를 노린 합병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지난해 합병 건수는 102건으로 전년 84건에 비해 21.4% 늘어났다. 2009년(127건) 이후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두 마리 토끼’ 잡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성 합병이 잇따랐다. △동양메이저와 동양매직(2011년 6월) △웅진씽크빅과 웅진패스원(2012년 5월) △STX메탈과 STX중공업(2012년 10월)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이 점차 가시화되자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둔 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종합 건설회사인 현대엠코와 인프라 건설 전문인 현대엔지니어링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엠코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거래비중이 60%를 넘는다.
삼성과 SK 계열사 간 합병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삼성SDS는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NS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55.6%인 삼성SNS를 소멸시켰다. SK도 지난 5월 중고차 매매업체인 SK엔카를 SK C&C에 합병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60%대에서 40%대로 낮아졌다.
천영삼 하나대투증권 M&A실 이사는 “대기업들이 경제민주화 법이나 세무조사 등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강화용 합병도 증가
경쟁력 높이기에 방점이 찍힌 합병도 많다. 지난해 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이 대표적이다.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강판을 가공해 팔았기 때문에 합병 시너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충남 당진제철소의 제3고로(용광로)를 짓느라 투자를 많이 한 현대제철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고려했다.
지난해 4월 LG전자의 자동차부품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체 V-ENS 인수, 5월 플랜트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 9월 삼성의 교육업체 크레듀의 세리CEO 합병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특히 인수합병(M&A)으로 2009년 36개이던 계열사 수가 70여개로 늘어났지만 최근 합병 등을 통해 40여개 수준으로 줄었다.
재계에서는 올해도 큰 합병 건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정KPMG 관계자는 “올 들어 대기업들의 합병 가능성 타진이 크게 늘고 있다”며 “경기가 어느정도 살아난 지금이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재편할 수 있는 적기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합병을 꾀하는 그룹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초 글로벌 M&A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낮은 금리와 거시경제의 안정성, 기업들의 높은 현금보유량 등이 합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한화그룹이 한화건설을 (주)한화에 합병시킬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금융계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 잠재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건설을 계속 방치할 수 없어 유상증자와 병행해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쟁력 향상, 경영권 승계, 규제 회피 등 ‘1석다(多)조’를 노린 합병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지난해 합병 건수는 102건으로 전년 84건에 비해 21.4% 늘어났다. 2009년(127건) 이후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두 마리 토끼’ 잡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성 합병이 잇따랐다. △동양메이저와 동양매직(2011년 6월) △웅진씽크빅과 웅진패스원(2012년 5월) △STX메탈과 STX중공업(2012년 10월)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이 점차 가시화되자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둔 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종합 건설회사인 현대엠코와 인프라 건설 전문인 현대엔지니어링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엠코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거래비중이 60%를 넘는다.
삼성과 SK 계열사 간 합병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삼성SDS는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NS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55.6%인 삼성SNS를 소멸시켰다. SK도 지난 5월 중고차 매매업체인 SK엔카를 SK C&C에 합병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60%대에서 40%대로 낮아졌다.
천영삼 하나대투증권 M&A실 이사는 “대기업들이 경제민주화 법이나 세무조사 등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강화용 합병도 증가
경쟁력 높이기에 방점이 찍힌 합병도 많다. 지난해 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이 대표적이다.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강판을 가공해 팔았기 때문에 합병 시너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충남 당진제철소의 제3고로(용광로)를 짓느라 투자를 많이 한 현대제철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고려했다.
지난해 4월 LG전자의 자동차부품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체 V-ENS 인수, 5월 플랜트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 9월 삼성의 교육업체 크레듀의 세리CEO 합병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특히 인수합병(M&A)으로 2009년 36개이던 계열사 수가 70여개로 늘어났지만 최근 합병 등을 통해 40여개 수준으로 줄었다.
재계에서는 올해도 큰 합병 건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정KPMG 관계자는 “올 들어 대기업들의 합병 가능성 타진이 크게 늘고 있다”며 “경기가 어느정도 살아난 지금이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재편할 수 있는 적기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합병을 꾀하는 그룹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초 글로벌 M&A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낮은 금리와 거시경제의 안정성, 기업들의 높은 현금보유량 등이 합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