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가 1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화가 1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서울시청)가 1000m에서는 아쉽게 12위에 그치며 소치 올림픽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상화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5초94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2위에 머물렀다. 18조에서 뛴 이상화는 아웃코스에서 빠르게 스타트를 끊고 200m 지점을 돌파했지만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져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전날 오전 이상화는 러시아 소치 올림픽파크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500m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올라 눈물을 흘렸다.

동계올림픽에서는 시상식을 보통 경기 다음날 연다. 이상화는 전날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직후 태극기를 들고 빙판을 누볐다. 하지만 애국가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꽃다발을 주는 플라워 세리머니만 진행됐다. 간이 시상식으로 선수들에게 순위를 확인시켜준 것이다.

시상식을 경기 다음날 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상식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계올림픽과 달리 동계올림픽은 춥고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경기 직후 시상식은 간단히 하고 그 다음날 다른 종목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정식으로 시상식을 연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도 이상화는 경기 다음날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13일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밝은 표정으로 두 손을 번쩍 들며 시상대에 올라갔다.

이상화는 메달을 목에 건 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시상식 후 “애국가를 들으면서 그동안의 설움이 밀려왔다. 애국가를 들으면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