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신임 의장은 11일 통화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고용 상태가 계속 호조를 보이면 전임 벤 버냉키 의장이 추진한 대로 채권 매입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지속하고,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취임한 옐런 의장은 이날 첫 공식 석상 행사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 증언에 앞서 배포한 사전 답변서와 청문회 증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임 버냉키 의장 통화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한다" 며 "경제 상황이 개선세를 지속하면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가 경기 부양책을 후퇴시킬 만큼 충분히 강해지고 있고 성장을 더 견인하기 위해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그의 관점에 동의한다" 며 "나 또한 연준 이사(부의장)로서 현행 통화 전략을 수립하는데 관여해왔고 이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국채 및 주택담보부채권(모기지채) 매입을 점차 축소하는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지속하는 한편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까운 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였던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이기로 한 데 이어 버냉키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지난달 FOMC 회의에서 100억 달러 추가 축소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1년 이상 지속해온 3차 양적완화 규모는 이달부터 월 650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옐런 의장이 처음 의사봉을 잡는 연준의 차기 FOMC 회의는 3월 18,19일로 예정돼 있다. 연준은 그동안 FOMC 회의에서 수차례 실업률이 목표치(6.5%) 밑으로 떨어지고 나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옐런 의장은 "연준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신흥국 위기 등이 미국의 경제 전망에 심각한 위험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고용 상황의 완전한 회복은 아직 멀었다면서 부양책을 서서히 거둬들이면서도 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와 이에 따른 리세션(경기후퇴) 이후 경제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정책에 큰 진전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