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앞서 보신대로, 올해 30대 그룹 투자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입니다.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볼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현석 기자, 30대 그룹 투자 계획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죠?



<기자-1>



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30대 그룹의 연간 투자계획 총액이 150조원 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는 지난해 계획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해는 연초에 149조원이라고 밝혔다가, 하반기에 투자 규모를 6조원 늘리면서 투자계획 총액은 155조원에 달했습니다.



직간접적으로 투자 계획을 밝힌 4대 그룹들의 투자 규모를 보면, 삼성그룹이 50조원, 현대차 15조원, SK 16조원, LG 16조5천억원입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다소 늘어난 것이고, SK와 LG는 지난해 계획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해서 총 투자계획은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앵커-2>



투자 계획이 줄어들었다니 투자확대를 유인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이는군요.



2월 중순에 접어들었는데, 아직도 투자 계획이 확정이 안됐다는 건가요?



<기자-2>



네. 2월 중순이 됐지만 아직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대기업들이 많습니다.



내부적으로 확정했더라도 발표하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투자계획을 마무리하고 계획에 맞춰 사업을 추진했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엔화약세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 계획 수립이 쉽지 않은데다,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의 투자 확대 요구도 외면할 수 없어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희망퇴직 등 사실상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한국지엠 등은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 각종 규제 등도 기업들에게는 부담입니다.



유은길 기자리포트 보고 마저 얘기 나누겠습니다.



전차군단으로 불리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엔저와 불안한 환율 등 대외적인 환경이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대외 리스크는 그대로 있는 가운데 대형 국내 악재들이 있어 더 걱정입니다.



먼저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가시화되고 있는 통상임금 지급 문제는 올해 주요 기업들에게 큰 비용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인터뷰> 임상혁 전경련 본부장

"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통상임금에 대해 노사가 서로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 중대한 경영상의 경우에는 법원판단에 맡기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노사갈등이 심화될 수 밖에 없구요, 법원으로 달려가면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또한 사라지거나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각종 규제들은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확대 결정을 머뭇거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상혁 전경련 본부장

"최근 수년간 등록규제를 포함해 대부분의 규제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원입법이나 비정부 단체를 통해서 규제가 양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규제는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게 되구요, 따라서 고용증가나 경기활성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010년 1만3천건(13,428건)이던 규제총량은 2013년에 1만5천건(15,065)으로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새로 신설이 예고된 저탄소차협력금제와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 평가 및 등록)에 이어 환통법(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까지, 각종 환경규제로 기업들의 지출은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처럼 국내에만 있는 다양한 장애물들로 우리 기업만 세계 경기 회복에서 소외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은길입니다.



<앵커-3>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한데다, 각종 규제에, 투자기대에도 부흥해야 하니 우리기업들의 가슴앓이가 이해됩니다.



대기업의 투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연초면 투자계획에 관심이 커지는 것인데, 실제 더 중요한 것은 계획대로 집행되느냐 아닌가요?



<기자-3>



네. 맞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를 볼때, 대기업이 얼마나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하느냐가 경기활성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른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그동안 자료를 보면 투자 계획과 투자 집행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2년의 경우 30대 그룹은 151조1천억원을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138조2천억원에 그쳐 13조원 가량이 덜 집행됐습니다.



반대로 2011년의 경우에는 114조8천억원을 계획했다가 실제로는 134조8천억원을 집행했습니다.



기업들도 연초 발표한 대로 투자를 집행하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약속을 지키기가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앵커-4>



표를 보니까 투자 계획보다 늘린 해도 있고, 줄인 해도 있고 그렇네요. 올해는 그래서 언제쯤 확정된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4>



네. 30대 그룹의 투자계획 발표는 그동안 보통 3월 초쯤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발표 주체가 전경련에서 산업부로 바뀐 지난해는 발표 시점이 4월로 늦춰졌는데 올해도 그럴 것 같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청와대 업무보고가 끝나는 대로 기업들의 투자계획 자료를 취합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30대그룹과 투자 간담회를 가진 뒤에 바로 투자계획 자료를 취합하려고 했는데, 그때는 기업들의 계획이 확정 안됐고, 2월에 하려고 하니 청와대 업무보고로 바빠서 본인들이 정신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3월에 취합하면 4월 초쯤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4월에 나오는 신년 투자계획 발표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없지 않습니다.



<앵커-5>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계획을 취합한다는 것은 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5>



네. 주무장관인 산업부장관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투자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본연의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계획과 채용계획 등을 취합해 공개하는 것은 자칫 관치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강제할 권한도 없는데 여론을 업고 의무를 부과하는 새로운 관치다 이런 시각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칫 기업들이 정부의 의중을 살피다 보면 하지 않을 계획도 슬쩍 집어넣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며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얼마나 필요하면 정부에서 그러겠느냐 하는 여론도 없지 않습니다.



<앵커6>



기업들을 옥죄기 보다는 투자할 현금과 투자할 의지가 있는 만큼 투자할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방향으로 정책이 펼쳐져야 할 것으로 보이네요.



아무쪼록 올해 기업 투자가 늘어서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조현석기자 hs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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