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株 체면, 지켜? 말아?
배당 투자자에게 ‘귀한 몸’으로 대접받는 고배당주들의 결산배당 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KT&G는 2013회계연도 기준 주당 3200원(총 배당금 4028억원)을 결산배당하기로 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KT&G의 지난해 순이익(잠정)은 5593억원으로 전년(7251억원)보다 22.86% 줄었다. 하지만 3년 연속 주당 배당금 3200원을 지켰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35.97% 감소했지만 보통주 1주당 3200원, 우선주 1주당 3250원을 지급해 총 배당금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배당금 감소를 예고했던 KT는 주당 배당금 800원을 책정하며 전년(주당 2000원) 대비 60% 적은 배당을 하게 됐다. KT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1조1054억원)보다 83.57% 급감했다.

하이트진로에쓰오일은 시장에서 배당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지분교환 방식으로 자회사 진로소주를 하이트진로홀딩스에 넘기기로 했다. 하이트진로가 2009회계연도부터 주당 1250~2000원의 고배당 성향을 보인 건 최대주주 하이트진로홀딩스(지분율 54.26%) 때문이었는데, 2012년 기준 150억원을 배당한 진로소주가 하이트진로홀딩스에 넘어간 이상 하이트진로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주당 배당금이 전년도 1250원에서 1000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46.57% 감소한 에쓰오일도 전년 주당 결산배당금(보통주 기준 2200원)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