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억제…값싼 월세 늘린다] 지금도 집주인 눈치로 소득공제 받기 어려운데…
월세 소득공제 요건 완화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시행될 경우 임차료 부담이 줄어들어 전·월세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보다 세심한 지원대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주택자들이 임대주택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집주인 거부감에 실효성 의문

지난해 8·28 전·월세 대책을 통해 나온 월세 소득공제 확대는 임대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 때문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잠실동의 A공인 대표는 “집주인이 세금 회피를 위해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월세 계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세입자가 소득공제를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금 부담 완화 등 집주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세대출 억제…값싼 월세 늘린다] 지금도 집주인 눈치로 소득공제 받기 어려운데…
통계청과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월세 가구 수(2010년 조사)는 349만가구에 달하지만 지난해 월세 소득공제 신청자는 9만3470명으로 월세 소득공제 신청 비율이 2.67%에 그친다.

시중은행의 월세대출도 별반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금리가 연 5%대여서 연 3%대인 주택담보대출 이자보다 높고 대출자 신용등급 제한이 따른다.

○공공자금 출자 매입 확약 뒤따라야

리츠 등 민간 자본을 활용한 임대주택 건설은 국민주택기금 같은 공공자금 출자와 매입 확약 등 파격적 유인책이 마련돼야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12조3000억원으로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투자 대상이 대부분 오피스와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가 매입임대사업자로 나서게 하려면 세제 지원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용면적 60㎡ 이하에만 적용하고 있는 매입임대사업자의 취득세 면제 기준을 85㎡ 이하로 완화하는 한편 60㎡ 이하 50% 감면, 85㎡ 이하 25% 감면인 재산세도 60㎡ 이하는 면제, 85㎡ 이하는 50% 감면으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