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실적 부풀리기’를 차단하기 위해 일제 점검에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여신 건전성 분류 실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 1차 점검을 했으며 이번주까지 2차 점검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작년 실적 결산을 진행 중인 은행들이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여신 건전성을 유리한 쪽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실적 부풀리기 하지말라"…금감원, 여신분류 등 집중 점검
금감원은 우선 은행들이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으로 제대로 분류했는지 집중 점검하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기업 여신을 기준보다 높은 등급으로 분류했는지를 따지고 있다. 충당금을 기준보다 적게 쌓고 당기순이익을 부풀리는 식으로 재무제표를 짜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의 ‘메시지’대로 순이익 규모를 줄이더라도 충당금을 많이 쌓아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6일부터 실적 발표에 들어가는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2년보다 20~7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부실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컸던 우리금융의 작년 순이익은 2012년보다 70%가량 줄어든 300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 역시 40% 정도 줄어든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실적도 같은 기간 20~3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장창민/박신영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