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27일 미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4라운드 17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경주가 27일 미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4라운드 17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남자 골프의 ‘맏형’ 최경주(44·SK텔레콤)가 하루 동안 6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610만달러)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최경주는 개인 통산 9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우승 경쟁에 뛰어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 토리파인스GC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엮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남코스와 북코스로 나뉘어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의 66타는 이번 대회 남코스 최소타 기록이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적어낸 최경주는 2시간 반 동안 공동 선두를 지키며 연장전을 기다렸으나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킨 스콧 스톨링스(미국)에게 아쉽게 역전당했다. 최경주는 그레이엄 델라에트(32·캐나다), 제이슨 데이(27), 마크 레시먼(31·이상 호주), 팻 페레즈(38·미국)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경주의 선전은 올 시즌 부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최경주가 미 PGA투어에서 2위에 오른 것은 2011년 7월 AT&T내셔널 이후 통산 다섯 번째며 톱5에 든 것도 2012년 1월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공동 5위) 이후 2년 만이다. 최경주는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경주는 준우승 상금 36만6000달러(약 3억9700만원)를 받아 시즌 총상금을 55만318달러(30위)로 불렸다. 페덱스컵 포인트 167점을 추가한 최경주는 총 271점으로 순위를 96위에서 35위로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는 2라운드까지 이븐파를 기록하며 공동 66위로 가까스로 커트를 통과한 뒤 3, 4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시동을 건 최경주는 마지막날 홀당 1.5개의 고감도 퍼팅을 앞세워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최경주는 1번홀(파4)부터 보기를 범했지만 3번홀(파3)과 4번홀(파4) 연속 버디에 이어 6~7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적어내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10, 13, 14번홀에서 버디 3개를 보탠 최경주는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으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그린까지 82m 남긴 지점에서 날린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핀 1m 옆에 떨어뜨려 버디를 잡고 경기를 마쳤다.

노승열(23·나이키 골프)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여 공동 10위(합계 6언더파 282타)로 선전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