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6일, 총수들 재판 '운명의 날'…한화·LIG·CJ, 서초동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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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말 법원 인사 앞두고 주요 기업인 판결 서둘러 진행
이재현 CJ 회장도 14일 선고…SK 상고심 내달 중순께 예상
이재현 CJ 회장도 14일 선고…SK 상고심 내달 중순께 예상
재계의 시선이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 SK 한화 CJ LIG 등 주요 그룹 총수의 재판이 내달 초와 중순께 집중돼 있어서다. 법원의 선고 결과에 따라 그룹 총수의 명운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해당 기업의 임직원들은 명절 분위기를 즐길 여유조차 없이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 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유산소송 항소심 등 3건의 굵직한 판결이 한꺼번에 내려진다.
최대 관심사는 위장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떠안긴 혐의(배임) 등으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은 김 회장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한화 측은 김 회장이 지난해 4월 사비 1186억원을 피해보상을 위해 공탁한 데 이어 지난달 금액을 추가해 총 1597억원을 법원에 공탁한 점을 들어 감형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2012년 8월 김 회장 구속 이후 중요한 해외 사업과 중장기 투자가 미뤄지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중점 사업인 태양광이나 해외건설 사업 등은 대규모 투자와 해외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비상경영위원회가 모든 책임을 지고 결정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2심 판결도 같은 날 서울고법에서 나온다.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도 함께 진행된다.
LIG는 LIG건설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피해를 입은 CP 투자자 700명에게 세 차례에 걸쳐 피해액 2100억원가량을 대부분 보상해 정상이 참작될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가(家) 의 상속 다툼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해둔 차명 주식을 돌려달라고 이맹희 씨가 2012년 2월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맹희 씨는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등 총 7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건희 회장 측도 “이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항소심 선고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이밖에 내달 14일에는 조세포탈과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1심 재판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내달 중순께 내려질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내달 말 법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재판부가 주요 기업인에 대한 판결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재판 결과가 해당 그룹의 중장기 경영 계획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해외 사업에서 고위 관계자와의 네트워킹,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은 그룹 오너가 아니면 최종 결정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형이 확정될 경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과 그에 따른 고용 창출이 좌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다음달 6일 선고는 기업인에 대한 법원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잔뜩 움츠러든 재계가 기를 펴고 경제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2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 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유산소송 항소심 등 3건의 굵직한 판결이 한꺼번에 내려진다.
최대 관심사는 위장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떠안긴 혐의(배임) 등으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은 김 회장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한화 측은 김 회장이 지난해 4월 사비 1186억원을 피해보상을 위해 공탁한 데 이어 지난달 금액을 추가해 총 1597억원을 법원에 공탁한 점을 들어 감형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2012년 8월 김 회장 구속 이후 중요한 해외 사업과 중장기 투자가 미뤄지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중점 사업인 태양광이나 해외건설 사업 등은 대규모 투자와 해외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비상경영위원회가 모든 책임을 지고 결정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2심 판결도 같은 날 서울고법에서 나온다.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도 함께 진행된다.
LIG는 LIG건설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피해를 입은 CP 투자자 700명에게 세 차례에 걸쳐 피해액 2100억원가량을 대부분 보상해 정상이 참작될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가(家) 의 상속 다툼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해둔 차명 주식을 돌려달라고 이맹희 씨가 2012년 2월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맹희 씨는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등 총 7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건희 회장 측도 “이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항소심 선고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이밖에 내달 14일에는 조세포탈과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1심 재판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내달 중순께 내려질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내달 말 법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재판부가 주요 기업인에 대한 판결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재판 결과가 해당 그룹의 중장기 경영 계획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해외 사업에서 고위 관계자와의 네트워킹,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은 그룹 오너가 아니면 최종 결정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형이 확정될 경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과 그에 따른 고용 창출이 좌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다음달 6일 선고는 기업인에 대한 법원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잔뜩 움츠러든 재계가 기를 펴고 경제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