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침체 우려 겹쳐…글로벌 공포지수 치솟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포기를 선언하면서 하루 만에 14% 빠져 달러당 7.9페소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2002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다음날 아르헨티나 정부는 3년 만에 달러화 매입 규제를 완화했다.
터키 리라화는 달러당 2.29리라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도 달러당 10.98랜드로 지난 5년래 가장 낮았다. 이 밖에 러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가치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액이 7년 만의 최저인 294억달러로 감소하며 디폴트 우려가 커졌다. HSBC가 발표한 1월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개월 만의 최저인 49.6을 기록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계속 통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신흥국들은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터키와 태국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남아공의 광산 파업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대비 7.24% 상승해 13.77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등도 올해 외환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올해 선진국 경제 전망은 양호하지만 신흥국이 작은 악재에도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결국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나 유럽에도 신흥국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특별한 호재가 없어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