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고개는 숙였지만… >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카드사 최고경영자들이 20일 서울 태평로1가 코리아나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오른쪽부터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 연합뉴스
< 다시 고개는 숙였지만… >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카드사 최고경영자들이 20일 서울 태평로1가 코리아나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오른쪽부터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 연합뉴스
정보유출 공포 확산…KB 경영진 줄사표
국민 대부분이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공포증에 빠졌다. 금융 정보가 악용될 것을 우려한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카드사 창구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콜센터 전화와 인터넷은 한때 불통되기도 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KB금융그룹의 지주사와 계열사 경영진 27명은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밝혔다.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과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농협은행 카드부문 부행장)은 사퇴했다.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KCB(코리아크레딧뷰로)의 모든 임원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있는 ‘롯데카드센터’는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개인정보 대거 유출소식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3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전화와 인터넷 접속도 폭주했다. 이로 인해 KT의 전국번호 회선인 ‘1588’ 번호 전체의 통화가 지연되기도 했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한때 접속이 중단됐다. 이날 하루에만 36만여명(오후 6시 기준)이 신용카드를 재발급받았다. 상당수 사람들은 이상한 휴대폰 문자가 오면 ‘스미싱’ 피해를 당할 것을 우려해 아예 열어 보지도 않는 ‘문자 공포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KB금융 경영진 27명이 임영록 회장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를 밝힌 사람은 이건호 행장 등 국민은행 8명, 심재오 사장 등 KB국민카드 9명, 지주사 10명 등이다. 임 회장은 이들 중 일부의 사표를 선별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카드 고객인 A씨는 지난 19일 오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5000원 결제 문자가 뜬 뒤 10분 간격으로 추가 결제 문자를 받았다고 밝혀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이번 정보 유출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류시훈/임기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