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라트비아 지역전문가로 파견생활 중인 최영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과장.
사진= 라트비아 지역전문가로 파견생활 중인 최영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과장.
[ 김민성 기자 ] 30대 중반 워킹맘인 최영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과장은 북유럽의 낯선 나라 '라트비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라트비아 지역 삼성 지역전문가로 파견 생활 중이다.

지역전문가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가 진출을 꾀하는 국가 및 지역에 떨구는 '민들레 홀씨' 같은 존재다.

최 과장 역시 삼성전자 '미지의 땅' 라트비아에서 언어와 문화를 익히고 인맥을 쌓는게 업무다. 현지에서만 체득할 수 있는 인종 문화와 지역적 특성, 정치·사회·경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습득한다.

이같은 지역전문가의 체험은 향후 삼성전자의 지역 진출 및 비즈니스 확대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삼성전자가 라트비아 시장 내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 시장력을 확대하는데 최 과장의 '혈혈단신' 분투가 밑거름이 되는 셈이다.

최 과장은 "현지인에게 진솔하게 다가가 인맥을 만들고 라트비아 전반을 배우면서 회사가 왜 많은 시간과 돈을 지역전문가에게 투자하는지 알게 됐다"면서 "세계 어떤 기업에서도 쉽게 운영할 수 없는 현지 파견 제도"라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지난해 두살배기 딸아이를 한국에 남겨두고 파견길에 올랐다. 일과 가정, 두마리 토끼를 쫒던 한국 워킹맘, 최 과장에게 라트비아행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 여자 모두에게 기회는 똑같이 소중하다'는 남편의 흔쾌한 동의에 힘을 냈다고 한다.

최 과장은 "이기적인 엄마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딸이 엄마를 롤모델로 삼게 하고 싶었다"면서 "여성인력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역전문가 제도는 삼성그룹의 대표적 인재 양성 프로그램. '삼성 글로벌화'를 위한 현지화 전략이다.

1990명 39명을 시작으로, 현재 5000여명이 해외에서 활동 중이다. 80여개국 170개국에 파견된 지역전문가는 현지 문화를 익힌 뒤 삼성 비즈니스 현지 정착 및 성장에 기여해야한다. 주로 대리~과장급 성장가능성이 큰 인력을 주로 파견한다. 1년 파견 기간이 대부분이지만 현지 문화 습득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중동 등지 국가는 6개월 가량 더 머문다.

삼성은 이같은 다양한 임직원의 생활상을 담은 소개자료 '줌 인 삼성(ZOOM in SAMSUNG)'을 20일부터 홈페이지와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다. 네티즌 감성에 맞춰 매 편 4~5분 분량으로 짧은 '미니다큐' 형식으로 제작된다. 월 1~2 편씩 삼성그룹 홈페이지와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 입사희망자들에게 그룹 직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기대한다"면서 "삼성인이 일하고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삼성'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