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의 힘…현대·기아차 협력사 수출 3조→30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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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 보고서
1. 지원할 땐 화끈하게…삼성, 50개 강소기업 집중 육성
2. 가까이서 하나하나 코치…LG, 혁신 담당 직원 협력사 파견
3. 하염없이 낮춰라…롯데홈쇼핑, 中企 수수료 최저
1. 지원할 땐 화끈하게…삼성, 50개 강소기업 집중 육성
2. 가까이서 하나하나 코치…LG, 혁신 담당 직원 협력사 파견
3. 하염없이 낮춰라…롯데홈쇼핑, 中企 수수료 최저
#1. 충북 청주의 (주)심텍은 메모리모듈용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중견기업이다. 2000년대 후반 전 세계 PC 3대 중 1대에 심텍의 PCB가 쓰일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PC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던 PC 시장 침체로 2010년 88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627억원으로 떨어졌다. 위기의 순간 삼성전자가 손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2011년 8월 심텍을 ‘글로벌 강소기업’ 후보로 뽑아 스마트폰용 얇은 PCB를 공동 개발했다. 이후 심텍은 모바일용 PCB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 대전시 대덕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중소기업 인소팩은 2012년 하반기 휴대폰 보조 배터리인 ‘에너지뱅크’란 제품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점에 착안한 휴대용 충전기다. 그러나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TV 홈쇼핑 시장도 진입 과정이 복잡해 뚫기가 힘들었다. 그때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롯데홈쇼핑이 유망 중소기업 상품을 무료로 방송해주는 ‘1사1명품’에 인소팩 제품을 선정한 것. 작년 4월 이 코너에 소개된 에너지뱅크는 한 달 만에 6억5000만원 어치가 팔리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동반성장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그러나 성공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거나 접근 방식이 잘못된 탓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상생협력연구회는 이를 고려해 기업들이 벤치마킹할만한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 보고서를 15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롯데홈쇼핑, 롯데마트 등 5개 기업의 상생 프로그램을 대학 교수들이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삼성전자 사례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가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부터 동반성장에 주력해왔다”며 “특히 2011년 시작한 글로벌 강소기업 프로젝트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협력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에 따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0개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가 선정한 ‘올해의 강소기업’ 14개사 매출 합계는 2010년 대비 1조원가량 증가했다. 이오테크닉스, 심텍 등 7개사는 해당 사업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5위 안에 들었다. 김 교수는 “강소기업 프로젝트 외에 삼성전자의 기술 및 자금 지원으로 전체 협력사 실적도 급격히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648개 협력사의 평균 매출액이 2010년 917억원에서 2012년 1115억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해외동반 진출 사례를 파헤쳤다. 이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7개 해외 생산기지에 599개 협력사와 동반 진출하면서 협력사를 강소기업으로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협력사 평균 매출액이 2001년 733억원에서 2012년 2305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협력사들의 해외 수출액도 3조8000억원에서 30조1000억원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2001~2012년 사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협력사는 3배가 늘어 139개사에 달하고, 중견기업으로 큰 협력사(109개사)도 2.9배 늘었다고 강조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홈쇼핑 사례 연구를 통해 “롯데홈쇼핑은 작년 12개 중소기업 제품을 무료로 방송해주고, 5000여개의 중소기업 제품을 대만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상생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을 TV홈쇼핑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65.1%로 정하면서, 판매 수수료율은 가장 낮은 35.2%로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사례를 연구한 전상길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LG전자는) 생산현장의 공정혁신 및 경영컨설팅 담당 직원들을 수개월간 협력사에 보내 실적개선을 돕는 시스템을 도입해 동반성장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협력사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12년에만 1350억원의 생산성 혁신 자금을 지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2. 대전시 대덕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중소기업 인소팩은 2012년 하반기 휴대폰 보조 배터리인 ‘에너지뱅크’란 제품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점에 착안한 휴대용 충전기다. 그러나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TV 홈쇼핑 시장도 진입 과정이 복잡해 뚫기가 힘들었다. 그때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롯데홈쇼핑이 유망 중소기업 상품을 무료로 방송해주는 ‘1사1명품’에 인소팩 제품을 선정한 것. 작년 4월 이 코너에 소개된 에너지뱅크는 한 달 만에 6억5000만원 어치가 팔리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동반성장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그러나 성공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거나 접근 방식이 잘못된 탓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상생협력연구회는 이를 고려해 기업들이 벤치마킹할만한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 보고서를 15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롯데홈쇼핑, 롯데마트 등 5개 기업의 상생 프로그램을 대학 교수들이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삼성전자 사례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가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부터 동반성장에 주력해왔다”며 “특히 2011년 시작한 글로벌 강소기업 프로젝트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협력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에 따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0개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가 선정한 ‘올해의 강소기업’ 14개사 매출 합계는 2010년 대비 1조원가량 증가했다. 이오테크닉스, 심텍 등 7개사는 해당 사업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5위 안에 들었다. 김 교수는 “강소기업 프로젝트 외에 삼성전자의 기술 및 자금 지원으로 전체 협력사 실적도 급격히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648개 협력사의 평균 매출액이 2010년 917억원에서 2012년 1115억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해외동반 진출 사례를 파헤쳤다. 이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7개 해외 생산기지에 599개 협력사와 동반 진출하면서 협력사를 강소기업으로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협력사 평균 매출액이 2001년 733억원에서 2012년 2305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협력사들의 해외 수출액도 3조8000억원에서 30조1000억원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2001~2012년 사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협력사는 3배가 늘어 139개사에 달하고, 중견기업으로 큰 협력사(109개사)도 2.9배 늘었다고 강조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홈쇼핑 사례 연구를 통해 “롯데홈쇼핑은 작년 12개 중소기업 제품을 무료로 방송해주고, 5000여개의 중소기업 제품을 대만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상생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을 TV홈쇼핑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65.1%로 정하면서, 판매 수수료율은 가장 낮은 35.2%로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사례를 연구한 전상길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LG전자는) 생산현장의 공정혁신 및 경영컨설팅 담당 직원들을 수개월간 협력사에 보내 실적개선을 돕는 시스템을 도입해 동반성장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협력사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12년에만 1350억원의 생산성 혁신 자금을 지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