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작년 말에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은 것이 확실시된다.

전체 금융회사의 대출과 신용카드·할부금융사 등의 판매신용이 지난해 9월 말 991조7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예금취급기관의 대출만 지난해 10, 11월 두 달간 9조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예금취급기관은 은행,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으로 전체 가계 빚의 70%가량이 이들 금융회사 대출액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을 보면 지난해 11월 말 이들 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원 늘었다. 앞서 10월에는 4조원가량 늘어 10, 11월 두 달간 증가액을 더하면 9조원에 달한다.

작년 9월 말 전체 가계 빚이 991조7000억원이었으므로 10, 11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 9조원을 더하면 작년 11월 말에 가계 빚이 이미 1000조원을 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보험회사, 연기금, 여신전문회사, 공적 금융기관, 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을 통한 가계대출과 신용카드사 등의 판매신용 증가액을 더하면 가계 빚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애최초주택 구입자금 대출, 공유형 모기지 등 정부 정책에 의한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을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414조2000억원)이 한 달 전보다 2조8000억원 늘었고 마이너스통장,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 대출(266조9000억원)도 2조2000억원 증가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