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시간 '여유있는' 예식
섬세함 필요…여성에 적합
웨딩플래너도 직접 양성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
신경섭 신시아 사장(사진)은 예식 시간을 최소 3시간 이상 잡는 등 한국의 결혼식과 관련된 문화를 여유 있게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신시아는 ‘새롭게 시작하는 나’라는 뜻으로 1991년 신 사장이 남편과 함께 시작한 종합 결혼업체다. 최근 서울 서초동 대한건축사협회 회관에 있는 250여명 규모의 그라치아 웨딩컨벤션 운영권을 따냈다. 직원은 5명이며 웨딩드레스숍 등 각종 웨딩 관련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신 사장의 전공 분야는 ‘의상’이었다.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한 뒤 석사 및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대학에 강의도 나갔다. 당시 남편은 서울대 총동창회관 웨딩홀을 위탁 운영하고 있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그는 남편 사업에 대해 하나둘 조언하기 시작했다. 신 사장은 “그때만 해도 결혼식장에서는 생화가 아닌 조화를 썼다”며 “화사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 새벽에 고속터미널에 가서 생화를 사와 데코레이션했고 하객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부부는 사이좋게 업무를 나눴다. 남편은 연회장을, 그는 스타일링을 맡았다.
식장에만 국한된 사업에 갈증을 느낀 신 사장은 본격적으로 웨딩사업 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2005년엔 모교인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 웨딩플래너 전문가 과정을 개설했고, 본인이 직접 책임강사로 나섰다. 그는 “전반적인 결혼 트렌드, 웨딩드레스, 이미지 메이킹 등에 대해 강의했다”며 “웨딩플래너 교육도 내가 맡아 수많은 플래너를 배출했고 롯데호텔 한국외국어대 등에서 웨딩플래닝 센터를 맡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테일과 섬세함, 꼼꼼함 등이 요구되는 결혼 사업이야말로 여성에게 딱 맞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기혼 여성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신 사장은 “결혼 준비의 주도권은 여성이 갖기 때문에 같은 여성으로서 고객 마음을 감성적으로 잘 읽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나이와 연륜에 따른 ‘업력’을 잘 활용하면 경력단절 여성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사람들이 보통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전부터 결혼준비를 하기 때문에 수익이 바로 나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도 애로사항 중 하나다.
그는 ‘공부하는 사장님’으로 관련 업계에서 유명하다.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QC웨딩스쿨에서 공부하면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나타난 웨딩드레스의 의미 연구’ ‘국내 웨딩드레스 업체 스타일 분석’ 등 결혼과 관련된 수많은 논문을 썼다. 현재 한국웨딩산업협회장으로 교재작업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0쌍 이상을 결혼시킨 신 사장은 이제 신랑신부 얼굴만 봐도 그들이 어떻게 살지 ‘감’이 척 온다고 했다. 지혜로운 결혼생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결혼생활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결혼한 뒤에 ‘변했다’ ‘속았다’면서 싸우는 커플이 많은데, 사실 그런 문제점은 연애시절 이미 나타나던 징후거든요. 사람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해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