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청마의 해' 첫날부터 고된 하루를 보냈다. 환율 이슈와 삼성전자 실적 우려 등이 겹치면서 장중 2% 이상 빠졌다.

2일 오후 2시23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06포인트(2.09%) 빠진 1969.28에 거래됐다. 소폭 상승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하락 반전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규모를 확대한 탓에 지수는 1960선까지 밀려났다.

이날 지수가 급락하는 배경은 환율 이슈와 삼성전자 실적 우려, 기술적 부담 등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불안심리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 연말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 등으로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2011년 8월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1050원 아래로 떨어졌다. 엔화 약세도 심화되면서 원·엔 환율은 장중 996.96원까지 하락, 5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 가장 주목할 지표는 엔화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이라며 "엔화 약세가 오버슈팅할 때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극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이슈가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수출주인 전기전자·자동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환율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당장 다음 주부터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안 좋은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떨어져 불난 집에 '환율'이 부채질을 한 꼴이 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실적 우려까지 겹치면서 장중 4% 넘게 급락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013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조원대까지 거론되면서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실제 잠정실적이 공개되면 불확실성 해소로 매도세는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실익이 적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와 유동성이라는 두 가지 지수 반등 요인이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 이라며 "가격이 수요를 창출하는 기준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선인 1950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