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주식 지금 사도 되나 … 경기 민감주 저가 매수 시점?

코스피지수는 12일 사흘째 떨어져 1960선대까지 추락했다. 환율,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압박해 수급상 공백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며 경기 민감주를 저가 매수할 시점이라고 권했다.

◆ 경기회복 신호 잇따라 … FOMC 이후 실적 장세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이 내년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양적완화 축소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며 "투자자들의 관망세로 수급 공백이 생겨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간밤 미국 증시도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하락했다. 폐장일을 2주 남겨둔 시점에서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긴 무리지만,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장기간 테스트 과정을 거치며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며 "이달 FOMC 회의는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는 변수라기보다 이벤트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신호가 강화돼 FOMC 결과를 떠나 불확실성 해소 측면이 강하게 반영될 것이란 지적이다. 외국인의 수급 공백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의한 것으로 보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 및 구조적인 경기부양책에 따라 외국인의 관심이 중국과 일본으로 옮겨간 결과" 라며 "하지만 세계 경기가 확장 국면에 접어들어 경기 회복의 수혜가 큰 한국 시장 매력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이벤트가 지나면 실적 장세가 예상돼 경기 민감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 "지난 연말과 다르다 … 경기 방어주 대신 민감주

최근 경기 방어주들의 선전이 눈에 띄지만 지난해 학습효과를 감안해 경기 민감주를 저가 매수하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과 현재 가장 유사한 부분은 환율" 이라며 "지난해 연말 아베노믹스가 본격화하면서 70엔 대 후반이던 엔·달러 환율은 연말 80엔 대 중반, 1월 말에 90엔 대를 넘어섰고, 올 상반기 118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연말 1070원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요즘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 중앙은행이 내년 추가적인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환율 변동성" 이라며 "작년 12월 70엔 대 후반에서 반등했던 엔·달러는 최근 96엔 선에서 반등을 시작했고, 1180원 선에서 하락했던 원·달러는 1050원 부근에서 지지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IT 자동차 업종은 이익 감소가 우려되지만 현대차 3인방의 분기별 순이익과 원·엔 환율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지난해와 달리 회복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연말 경기 방어주들은 개별적인 이익 모멘텀(상승동력)이 있었지만 최근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과 경기회복, 이익 모멘텀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와 같은 보수적인 포트폴리오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 며 "경기 민감주의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