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의 지주회사인 (주)STX의 채권단 자율협약 추진이 무산될 전망이다. 자율협약 성사의 전제였던 비협약채권자들의 출자전환 참여가 부결됐기 때문이다. 27일 STX에 따르면 이날 서울 남대문로 STX남산타워에서 열린 사채권자집회 1차 회의에서 출자전환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다. 1차 회의 채권은 2000억원 규모로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했지만 실패했다. 채권 만기를 2017년 말로 연장하고, 사채율을 2%로 조정하는 안건은 통과됐지만 출자전환이 부결돼 큰 의미가 없게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주)STX에 지원한 자금이 협약에 참여하지 않는 개인 등 비협약채권 상환에 쓰인다면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며 비협약채권자들의 동참을 협약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비협약채권자 동의 이후 자체 생존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갖췄는지 검증할 계획이었다. (주)STX는 최근 전문 종합상사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비협약채권자들의 동의를 요청했다.

산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채무조정인 출자전환”이라며 “단순히 금리를 깎고 만기를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정상화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적인 판단은 채권단 회의 이후 내리겠지만 현재로서는 자율협약을 추진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STX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을 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강덕수 회장은 (주)STX에서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다음달께 사채권자 집회를 다시 여는 것을 추진하는 등 채권단과 협의해 여러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