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 이상 떨어졌다. 장중 30포인트 넘게 빠지며 1990선도 내줬다. 코스닥도 9개월 만에 장중 500선이 깨졌다.

지난 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점진적인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장중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마저 기대에 못 미치쳐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순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3.46포인트(1.16%) 하락한 1993.78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2010선에서 하락 출발한 뒤 외국인 '팔자'에 2000선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한때 1980선 아래로 밀려났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늘 새벽 미국 증시에서 테이퍼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며 "최근 코스피의 전고점 돌파 시도가 무산되면서 매물 출회가 집중된 것도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밤 공개된 10월 미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 상당수가 수개월 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발표된 중국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50.9)보다 하락한 50.4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50.8에도 못 미쳤다.

개인이 2708억 원 순매수를 보였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87억 원, 2373억 원 매도 우위였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도 1168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비차익 거래가 922억 원, 차익 거래는 246억 원 매도 우위였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급 공백이 국내 증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며 "국내 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빠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31%)를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기계(-2.44%), 전기전자(-1.89%), 철강금속(-1.61%), 운수창고(1.61%)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외국계 매도 공세로 2% 이상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30위 중 LG SK LG생활건강만 1% 가량 올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230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580개 종목은 빠졌다. 거래량은 2억8100만 주, 거래대금은 3조2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도 출렁였다. 전날보다 3.11포인트(0.62%) 내린 501.05로 추락했다. 장 후반에는 올 2월5일(498.16) 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밑으로 내려왔다.

개인이 26억 원, 기관이 22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44억 순매수였다.

코스닥에 상장된 CJ그룹주들도 이재현 회장의 주가조작 무혐의 결론으로 상승했다. CJ프레시웨이는 3.95%, CJ헬로비전 CJ오쇼핑 등도 0.9~2%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0원(0.47%) 오른 1062.90원에 거래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