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상반기 '우울한 실적'…현대해상·LIG 순익 20%대 감소
자동차보험에서 손해가 커지면서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상반기(2013년 4~9월)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자동차보험 쪽 경쟁을 자제하고 있는 메리츠화재 정도만 실적이 좋아졌다.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상위권 회사 대부분이 올 상반기 수익성 부진에 시달렸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3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었다. 현대해상도 상반기 순이익이 1481억원으로 29.6% 감소했다. 동부화재는 한 해 전보다 8.2% 감소한 2227억원, LIG손해보험은 22.2% 낮아진 103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LIG손해보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지도에 따라 유가증권 손상차손 기준이 달라져 이를 소급 적용하면 전년 상반기 순이익이 줄어 감소폭이 4%에 그친다”고 말했다.

손보사 상반기 '우울한 실적'…현대해상·LIG 순익 20%대 감소
상해보험 질병보험 등 장기보험 확대에 주력한 메리츠화재만 상반기 순이익이 9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7%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 목표치(868억원)보다 104억원 많은 규모다. 송진규 메리츠화재 사장은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자동차보험시장 영업 전략을 매출 확대보다 효율 중심으로 바꿨다”며 “6%대이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5%대로 낮추고, 대신 장기보험 비중을 끌어올린 점이 수익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손보사의 실적이 부진한 것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탓이 크다. 손해율이란 보험 가입자에게서 거둬들인 보험료 가운데 교통사고 등이 발생해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0년 79.9%, 2011년 82.3%, 2012년 84%로 올랐고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86%로 사상 최고치다. 이러다 보니 31개 손보사 전체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1184억원으로 25.5% 급감했다.

생명보험사는 손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24개 생보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5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보험사 전체의 상반기 순이익은 12.1% 줄어든 2조8743억원이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제성장률 회복이 더딘 데다 시장도 포화상태여서 보험사들은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