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은 오랜만에 ‘잃어버린 20년’에서 탈피할 조짐을 보였다. 유로 지역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다 올해 2분기 들어 7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은 대내외 수요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약화돼 선진국 주도로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종전과 다른 점이다. 선진국이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재정관련 위험 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세계경기는 선진국의 양적완화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 세계경제를 이끌어 왔던 신흥국 경기 부진으로 성장률 수준은 낮아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10월에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자료에 따르면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한 반면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수정의 주된 이유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출구전략 시행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 둔화 등을 제시했다. 2000년대 이후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던 신흥국은 구조적 문제와 중국의 성장모델 전환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고성장으로의 회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지표인 타이거 지수는 상승추이를 보이고 있어 향후 세계경기의 완만한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97을 기록해 최저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2012년 6월 -0.98을 기록한 이후 점차 개선되기 시작해 올해 8월에는 2.11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과 경제 여건이 여전히 취약한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회복세가 완전한 회복국면으로 전환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까지 이르다. 내년에도 잠재적 위험요인, 즉 테일 리스크(tail risk)¹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진국의 노동시장과 신용여건이 Fed의 출구전략 시행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는 △미국의 예산안 재협상과 부채한도 증액 여부에 따른 연방정부 폐쇄 문제 △유로 지역의 높은 실업률로 인한 사회불안 등이 있다.





향후 글로벌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로 △미국은 재정적자 감축과 금융부문의 규제개혁 △유럽은 금융부문과 노동시장의 개혁 △중국은 균형 있는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그림자 금융 해결 등 금융시장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신흥국들도 자본이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추가적인 경기둔화를 막을 수 있다.





IMF는 세계경제 성장구조의 특징을 △저성장 △성장동력 이동 △하방위험 존재 등 세 가지로 압축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은 재정과 관련된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고하고 출구전략의 시행에 있어 대내외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해 속도와 강도조절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유로 지역은 금융시스템 개혁과 은행동맹(banking union)을 서둘러 추진하고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이 시급하다. 일본은 중장기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사회보장제도 프로그램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고, 신흥국은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야기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환율 전망을 보면 출구전략 추진 여부에 따라 미 달러화 가치는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에 대해 차별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과 일부 외화 건전성이 좋은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는 출구전략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화 건전성이 떨어지는 신흥국들은 출구전략이 추진될 경우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달러 강세)으로 예측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가장 관심이 되는 주요국들의 시중금리는 출구전략 추진 등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그 수준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내년 1분기에 3%에 진입하고 3개월 리보금리는 2015년 1분기에는 0.5%까지 상승해 그 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선진국 금리도 미국 금리의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등 신흥국 금리는 상승과 하락요인이 겹쳐 현 수준에서 크게 변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인플레 압력이 낮고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점을 감안해 금리를 내릴 것을 권고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한편 국제유가는 올해 상반기에 세계경제의 미약한 회복으로 인한 수요둔화, 비전통 석유생산 확대 등으로 4월 중순 90달러 후반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7월 이후 이집트 및 시리아 사태 등에 따른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미국 석유재고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지속했다. 금값은 1차 생산국의 공급증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보유금 처분 등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곡물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주요 곡물산지에서 작황호조가 예상되면서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향후 국제원자재 가격은 세계경기 둔화와 세일 가스 등 대체에너지 생산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제 유가(WTI 기준)는 올해 3분기 이후 100달러, 2015년 이후에는 9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주목된다. 그만큼 세계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비철금속 가격은 최대 수요국인 중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베이징 컨센서스² 일환으로 추진했던 해외자원 확보전략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여 현 수준이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가격은 이상기후 등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세계경기 여부와 관계없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보고 있어 주목된다.







<글.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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