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보는 야릇함도 아트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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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주목받은 이호련 씨 개인전
관음적 시선은 무언가 훔쳐보고 싶고, 금기를 넘어서는 데에서 오는 쾌감을 위한 것이다. 오로지 보는 자의 소유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특정하게 보이는 것에 의해 발생한 관람객의 태도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수동성이 더 강하다.
은밀하게 훔쳐 보고자 하는 인간의 관음증적 욕망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 이호련 씨(33)가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씨는 그동안 ‘오버래핑(overlapping)’이라는 타이틀로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오르다 상체를 굽힌 여성이나 윗옷만 입은 채 움직이는 모습을 뒤에서 포착한 작품으로 국내외 아트페어와 홍콩 크리스티경매에서 주목받았다.
이번 네 번째 개인전은 신작 ‘블러드 이미지(Blurred Image)’와 ‘페이드 이미지(Fade Image)’ 시리즈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여성의 하체나 상체에 집중한 과거와는 달리 보이는 자의 노출하려는 행위와 보는 자의 관음적인 시선을 함께 다룬 작품들이다. 인물의 모습이 전신으로 확대됐고, 움직임이 강해졌으며 배경도 다양해졌다. 작가는 외국에서 사진을 전공해 사진처럼 정교한 회화를 내놨다.
이씨는 “본다는 것의 신비함에 매료돼 그림을 그릴 뿐”이라며 “시각체계를 드러내는 매체로서 사진과 회화는 구분할 필요가 없고 위상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사진과 회화는 본다는 행위인 시각체계를 드러낸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는 장르란 얘기다.
“이미지를 중첩하는 방식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1980년대 사진 콜라주 작업에서 영향받았습니다. 저는 말이 오가지 않아도 서로 간에 느껴지는 그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걸 시각예술로 표현한 거죠. 훔쳐보고 싶어하는 사람과 노출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을 그린 겁니다.”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씨는 2011년 영국으로 건너가서 2013년부터 LCC(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그는 “전공을 바꾼 것이라기보다 회화를 심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은밀하게 훔쳐 보고자 하는 인간의 관음증적 욕망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 이호련 씨(33)가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씨는 그동안 ‘오버래핑(overlapping)’이라는 타이틀로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오르다 상체를 굽힌 여성이나 윗옷만 입은 채 움직이는 모습을 뒤에서 포착한 작품으로 국내외 아트페어와 홍콩 크리스티경매에서 주목받았다.
이번 네 번째 개인전은 신작 ‘블러드 이미지(Blurred Image)’와 ‘페이드 이미지(Fade Image)’ 시리즈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여성의 하체나 상체에 집중한 과거와는 달리 보이는 자의 노출하려는 행위와 보는 자의 관음적인 시선을 함께 다룬 작품들이다. 인물의 모습이 전신으로 확대됐고, 움직임이 강해졌으며 배경도 다양해졌다. 작가는 외국에서 사진을 전공해 사진처럼 정교한 회화를 내놨다.
이씨는 “본다는 것의 신비함에 매료돼 그림을 그릴 뿐”이라며 “시각체계를 드러내는 매체로서 사진과 회화는 구분할 필요가 없고 위상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사진과 회화는 본다는 행위인 시각체계를 드러낸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는 장르란 얘기다.
“이미지를 중첩하는 방식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1980년대 사진 콜라주 작업에서 영향받았습니다. 저는 말이 오가지 않아도 서로 간에 느껴지는 그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걸 시각예술로 표현한 거죠. 훔쳐보고 싶어하는 사람과 노출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을 그린 겁니다.”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씨는 2011년 영국으로 건너가서 2013년부터 LCC(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그는 “전공을 바꾼 것이라기보다 회화를 심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