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실적 부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위성 헐값 매각 논란 등의 '3중고'에 주식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 거래일보다 800원(2.27%) 떨어진 3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기관 투자자가 처분한 KT주식은 286억원 어치에 달한다. KT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왔던 외국인 투자자도 이날 6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서 59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KT 주가는 지난 9월 이후 실적 부진 우려 등에 6% 가까이 추락했다.

지난 1일에는 낮아진 기대치에도 크게 못 미친 성적을 발표했다. KT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078억1400만원. 시장 전망치보다 무려 10.1% 낮은 금액이다.

여기에 배임 혐의 논란에 이석채 회장까지 전날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경영 공백 우려도 커졌다. 최근 불거진 위성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회사 측이 일부 부인했지만 시장의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증권가에선 KT의 미래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주가가 악재를 반영했고 실적도 부진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에 알려진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됐고 내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도 좋은 시점"이라며 "무엇보다 유선매출액 감소세가 둔화되고 무선 가입자는 21만명 순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민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KT의 CEO리스크는 얼마 전 불거졌던 CJ, 한화의 '오너 리스크'와는 다르다"며 "단기 불확실성보다 장기 성장성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대응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며 "내년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목표주가를 4만4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