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전자 효자 덕에…SK·LG 실적 괜찮네
20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열사의 절반가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초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주식시장 상승 탄력도 둔화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절반은 이익감소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20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일까지 잠정실적을 발표했거나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추정 평균치)가 있는 86곳(금융 계열사는 제외)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다. 3분기 매출은 모두 346조80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조1363억원으로 6.06%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작년 3분기 19조7354억원에서 올해 19조5869억원으로 0.75%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 기업의 순익이 줄면서 전체 순익이 제자리걸음했다.

86곳 중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55개다. 이 중 27개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금호석유 삼성엔지니어링 CJ대한통운 GS건설 OCI 등 5곳은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3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17.0%, 영업이익 42.1%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 35.4%)에 비해 높아졌다. 10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주요 그룹 계열사 85곳의 영업이익은 사실상 전년 대비 5%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통신株 실적에 LG·SK ‘활짝’

그룹별로는 삼성 외에 SK와 LG그룹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 증가와 마케팅 비용 감소로 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은 3분기 영업이익 5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다. LG유플러스는 14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무선사업과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IPTV) 등 유선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정보기술(IT)회사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의 이익 증가세도 돋보였다. 흑자전환한 SK하이닉스에 이어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이 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늘었다. SK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3조6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0% 증가했다.

LG 역시 LG이노텍(110.7%) LG디스플레이(30.9%) LG전자(27.0%) 등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1조6044억원)보다 17.8% 불어난 1조8901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철강·해운·건설은 여전히 ‘혹한기’

건설·조선·철강 관련 그룹 계열사들의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실제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및 부품 계열사들의 이익이 모두 늘었다. 그러나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이 각각 1609억원과 2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6%씩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37.9%)와 대우인터내셔널(-35.9%)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1조원대였던 그룹 영업이익이 7012억원으로 35% 넘게 급감했다.한진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GS 역시 GS건설이 전년 대비 적자전환하면서 그룹 이익을 갉아먹었다.

강지연/양준영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