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 이용액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을 앞섰다.

28일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국적별 국내 면세점(36개) 이용액에서 중국인이 8억6338만달러(약 9160억원)를 기록, 한국인 이용액 8억4575만달러(약 8973억원)를 추월했다. 중국인이 국내 면세점에서 최대 큰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인이 1억9639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인(2240만달러), 대만인(607만달러), 태국인(215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중국인은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10억5615만달러어치의 물건을 구매해 일본(6억6593만달러)을 제치고 한국(16억2645만달러)에 이어 2위에 오른 뒤 1년 만에 면세점 최대 고객으로 등극했다.

2000년대 중·후반 국내 면세점의 최대 고객은 한류 등의 영향에 따라 일본인 관광객이 차지했다. 2010년 이후 해외여행객 수가 급증하면서 한국인의 면세점 구매액이 크게 늘었지만 올 들어 중국인 관광객에게 추월당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세도 작용했지만 올 들어 가속화한 일본 엔화의 약세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항 입·출국 인원 대비 면세점 이용객 비율(중복 이용자 포함)도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이 한국인을 앞섰다. 8월 현재 한국인 입·출국자의 면세점 이용 비율은 86%에 그쳐 외국인의 140%(면세점 이용 횟수가 출입국 인원의 1.4배라는 뜻)와 큰 격차를 나타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