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株 조정받자…내수株 '앞으로'
경기민감 수출주로 증시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힘을 잃었던 내수주들이 조정장에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0.87% 하락하는 동안 음식료업종지수는 4.41% 상승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동안 내수주가 연일 뒷걸음질쳤던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지난 17일 88만2000원까지 밀렸던 오리온이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98만원 선을 회복했다. 대상(6.9%)과 하이트진로(4.9%) 농심(4.0%) 등도 한 주간 큰 폭으로 뜀박질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잇따르며 기를 펴지 못하던 음식료주지만 최근 지속된 원화 강세로 수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LG생활건강이 3분기 실적 호조를 배경으로 사흘 만에 10.2% 급등했다. 외국인이 사흘간 사들인 금액만 164억원에 달한다. 강원랜드는 증설 효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며 강세를 보였다. GS홈쇼핑현대홈쇼핑 등 홈쇼핑주도 내수 회복 기대로 나란히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조선 화학 같은 소재·산업재 업종을 중심으로 그간 오름세를 주도했던 수출주가 당분간 조정을 받으면서 내수주가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다수 수출주는 3분기 실적 기대가 이미 반영된 만큼, 실적 발표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승원 UBS 전무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두 달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수출주의 4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외국인도 내수주로 수익률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경기민감주 강세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등 경기 회복 방향성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단기적으로 지지선을 확인한 후 경기민감주 주도의 상승세가 재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