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신용카드 사용액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반면 체크카드 시장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 패턴이 계획적인 지출에 더 적합한 체크카드 쪽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가 24일 발표한 ‘2013년 9월 및 3분기 카드 승인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9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37조8000억원으로 한 해 전 9월보다 1.7% 줄었다.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카드 사용이 주춤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는 추석 연휴가 9월에 있어 영업일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한 것은 기본적으로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용카드의 부진과 달리 체크카드는 9월 한 달 승인액이 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6% 늘었다. 지난 6월 11.0%, 7월 17.3%, 8월 22.1%에 이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이처럼 체크카드가 선전했지만 9월 한 달 동안의 전체 카드 승인액은 46조3000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역대 최저 성장률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지난 7~8월의 증가율이 7%대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너무 두드러진다”며 “체크카드 시장 동향을 볼 때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 행태도 확연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카드 사용액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9월 현재 81.7%로 1년 만에 2.2%포인트 낮아졌다. 체크카드가 17.9%로 점유율을 2.3%포인트 확대하며 그 자리를 채웠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