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으로 바라본 풍경과 실제의 풍경은 다르다. 멋진 풍경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만 정작 촬영된 이미지는 의외로 차갑다. 그것은 우리의 시·지각이 카메라의 눈과는 전혀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서양화가 주태석(홍익대 교수·59)의 풍경화는 인간의 시각과 지각으로 받아들인 내면의 풍경화다. 25일부터 서울 서초동 갤러리 마노의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 열리는 개인전에 출품된 그의 작품 20여점은 기계가 재현할 수 없는 감성적 느낌을 담고 있다.
추상미술과 미니멀리즘 계열의 회화가 화단의 대세를 이루던 1970년대 후반, 고영훈 이석주와 함께 극사실주의 회화의 흐름을 주도했던 주태석은 2000년대 들어 자연 이미지로 그 관심을 옮기면서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마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숲과 나무를 그린 ‘자연·이미지’ 시리즈(사진)는 나무의 상단과 하단을 절단해 마치 사진의 클로즈업 기능을 활용한 것 같다. 대기의 농도에 따라 원근감을 표현하는 대기원근법을 사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기의 농도 변화가 기계적이고 서너 단계에 불과해 대기원근법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주씨의 작품은 현실을 바탕으로 했지만 자연의 법칙과 질서에 따라 배열되지 않은 내면의 풍경화인 셈이다. 전시 11월17일까지. (02)741-6030
지난달 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중고 명품 전문 검수센터. 한편에 모인 검수 제품들 사이에서 '몽클레어'라고도 불리는 몽클레르 패딩 제품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대략 둘러봐도 검수센터에 입고된 의류 제품들 중 70~80%는 몽클레르 제품일 정도였다.앞서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린 강남 대치동 풍자 영상에서 강남 엄마들 ‘교복’으로 통하는 300만원대 고가 브랜드 몽클레르를 입고 나온 여파다. 영상이 화제가 된 뒤로 번개장터에도 새로 입고되는 몽클레르 매물이 늘었다.이 몽클레르 제품들을 하얀 가운을 걸친 전문 검수사들이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몽클레르 로고가 박힌 라벨부터 후드에 붙은 털, 외피 곳곳에 부착된 단추, 내부 바느질 패턴까지 일일이 뒤져가며 확인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요즘 들어오는 명품 의류 제품의 반 이상은 몽클레르 제품”이라며 “겨울이 지나가는 데다가 핫이슈지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영상 공개 직후 몽클레르 여성 아우터의 거래 건수가 965% 폭증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만큼 가품 비중이 높아질 수 있어 검수에 신경을 쓰는 상황으로, 약 25만개에 달하는 개체 데이터를 활용해 가품을 가려내고 있다”고 덧붙였다.중고 명품이 새 제품보다 더 많이 팔릴 정도로 중고 명품시장이 커지면서 가품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고 명품의 가품이나 품질 문제는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각종 중고거래 플랫폼이 검수를 강조하는 이유다. 중국산 가품도 진품 완벽 복제한다는데최근 가짜 명품 문제는 병행 수입업체는 물론 대기업 유통사에서도
그룹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신곡을 발표하며 진행한 12시간짜리 라이브가 위버스 최다 실시간 재생수 2700만회를 기록했다.제이홉은 지난 6일 오후 11시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컴백 라이브 '스위트 드림스 위드 제이홉(Sweet Dreams with j-hope)'을 진행했다.제이홉은 컴백 라이브에서 "(오프라인 팬이벤트 시작) 전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라이브하면서 저도 '스위트 드림스' 할 것"이라고 말했고, 무려 12시간 동안 방송을 이어갔다. 그는 야식 먹방, 그림 일기 작성을 하고 잘 자는 방법 등 다양한 주제로 새벽까지 팬들과 소통했으며, 방처럼 꾸며진 세트장에서 실제로 숙면을 취하는 소탈한 모습도 보여줬다.아침이 되자 잠에서 깬 제이홉은 오프라인 팬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부터 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까지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이어 행사장에 도착해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끝으로 12시간 라이브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소속사에 따르면 이번 라이브는 실시간 누적 재생 수 약 2700만회를 기록해 역대 위버스 최다 실시간 재생 수를 경신했다.한편 지난 7일 오후 2시 공개된 제이홉의 디지털 싱글 '스위트 드림스(feat. Miguel)'는 8일 오전 9시까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 79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송’과 ‘유러피안 아이튠즈 송' 차트를 동시 석권했다.뮤직비디오는 미국, 영국, 멕시코, 페루 등지의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차트 '톱 10'에 올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30년을 함께 살며 이미 삶의 일부가 된 여인. 그리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 젊고 매혹적인 여인. 두 사람의 애인 사이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했던 남자는 결국 오랜 사랑과의 결혼을 택했습니다. 대가는 컸습니다. 남자의 결혼 소식이 들리고 3주가 지난 뒤, 젊은 여성은 호텔 방에서 권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수군댔습니다. “그 남자가 죽인 거나 다름없어.”하지만 남자는 입을 꾹 다문 채, 그 일에 대해 죽을 때까지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릴 뿐이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피에르 보나르(1867~1947). ‘색채의 마술사’, ‘일상의 시인’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유명 화가였습니다. 말 대신 색채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그의 삶과 예술, 비밀스러운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내향형 화가들의 모임, 나비파전설이 될 운명을 타고나는 화가들이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나 파블로 피카소 같은 화가들이 그렇습니다. 작품이 탁월하다는 것 외에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①화풍이 강렬하고 ②삶이 드라마틱하다는 것이지요.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은 그 강렬한 작품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발길을 멈춰 세우고, 사랑과 눈물이 교차했던 화가의 극적인 삶을 이야기하게 됩니다.보나르는 아닙니다. 그의 삶은 대체로 순탄했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젊은 나이에 탁월한 화가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얘깃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화풍이 강렬한 것도 아닙니다. 연한 색채에 여러 미묘한 의미와 상징을 담아내는 게 보나르의 특기였거든요. 앙리 마티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