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애플에 빼앗겼던 ‘미국 백만장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백만장자 투자자 모임인 타이거21이 최근 회원을 상대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장 선호하는 주식으로 벅셔해서웨이를 꼽았다. 지난 2년간 1위를 차지했던 애플은 2위로 밀려났다.

타이거21은 최소 1000만달러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220명의 투자자, 사업가, 기업인 모임이다. 매달 미국과 캐나다 도시를 돌며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회의를 한다.

모임 창립자인 마이클 소넨펠트 회장은 “벅셔해서웨이 투자자들은 회사에 여전히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애플 투자자 중에서는 ‘좋은 시절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올 들어 현재까지 약 31% 올랐다. S&P500지수의 상승률 22%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애플 주가는 정점이었던 2012년 9월에 비해 25% 이상 하락한 상태다.

벅셔해서웨이와 애플에 이어 휴대폰용 반도체 제조사인 퀄컴이 4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휴대폰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11% 올랐다. 3위와 5위는 각각 미국 S&P500지수와 유럽 및 호주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했다. ETF가 뮤추얼펀드에 비해 수수료도 적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만장자들의 평균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는 9월 말 현재 주식 24%, 부동산 21%, 사모펀드 19%, 채권 15%, 현금 11%, 헤지펀드 8%, 상품 1%, 기타 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넨펠트 회장은 “채권과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실을 보고 있어 위험자산인 주식과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