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입장 신중하게 결정"…"쌀관세화 유예도 정해진 것 없어"
加·호주 FTA는 '육류-자동차' 쟁점…日서 수산물 수입규제 철회 요구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23일 미국 주도의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전망에 대해 "금년말까지 협상을 종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보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통상이슈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가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지만 입수한 정보를 종합 평가해보면 아직 많은 쟁점이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TPP는 워낙 중요한 협상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 입장은 가능하면 신중하게 결정을 하려 한다"며 "참여 여부에 대해 정부 입장이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TPP 협상 참가 여부에 대해 "참가 필요성에 대해 정부 안팎에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고 발언했다.

TPP 협상에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TPP가 미국, 일본의 참여로 세계 경제의 38%(GDP 기준 27조달러) 규모로 확대되면서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협상에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 차관보는 또 최근 필리핀이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 정례회의에서 쌀 관세화 추가 연장을 위한 웨이버(waiver·의무면제) 승인을 요청했으나 최종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과 관련,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2014년 12월 31일 자로 쌀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차관보는 "쌀 관세화 유예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관세화를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 정부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농민단체,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방침을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쌀 관세화 유예 연장과 관련, "웨이버 이외의 방법은 없다.

필리핀도 다각적으로 여러 옵션을 검토했지만 WTO 체제하에서는 방법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웨이버 협상에 들어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보는 이어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와의 양자간 FTA 협상을 올해 중 또는 늦어도 내년초까지 재개한다고 확인한 뒤 주요 쟁점을 소개했다.

캐나다·호주와는 쇠고기·돼지고기 양허수준과 자동차 관세철폐 수준, 뉴질랜드와는 농산물 양허수준과 공산품 관세철폐 수준이 쟁점이다.

호주와는 ISD(투자자국가소송) 포함 여부도 입장차가 있다.

최 차관보는 일본이 지난 16일 WTO 동식물위생검역위원회(SPS)에서 우리나라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우리 측은 과학적인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WTO/SPS협정에 근거한 잠정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최 차관보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