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설마 더 떨어지겠어?…지금이 투자 적기"
국제 금 가격이 기초자산에 포함된 파생결합증권(DLS)이 인기를 끌고 있다. D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까지만 떨어지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진 연 수익률이 확정되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2~3년 동안 금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DLS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원금손실 시작구간(녹인배리어)을 기준시점 가격의 35%까지 낮춘 것도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금 기초자산 DLS 발행 급증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런던 금 오후 고시가격이 기초자산에 포함된 공모 DLS 발행금액은 지난 6월 475억원에서 7월과 8월 각각 690억원, 1506억원을 기록한 뒤 9월엔 2280억원으로 늘었다.

이달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일 KDB대우증권이 발행한 런던 금·은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DLS엔 83억원이 들어왔다. 56억원이 몰린 우리투자증권 월지급식 DLS 1486호(4일 발행)도 런던 금·은 가격이 기초자산이다.

◆금 가격 하락이 인기 비결

전문가들은 “올 들어 금 가격이 많이 떨어져 금 관련 DLS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지난 17일 1322.70달러로 지난해 말(1675.80달러) 대비 21% 하락했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내년 미국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고 미국 금리가 올라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 가격이 향후 더 떨어진다 해도 트로이온스당 600~700달러 선은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자산 가격 전망 분석해 투자해야

증권사들이 녹인배리어를 35~40% 선으로 낮추고 기대수익률을 연 7~9%대로 제시하는 것도 인기 비결이다. 예를 들어 22억원이 투자된 하나대투증권의 DLS 820호는 런던 금·은 가격이 2016년 9월27일까지 2013년 9월27일 가격의 40% 밑으로 안 떨어지면 연 7.08%의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대신 기초자산가격 중 하나라도 기준 가격의 40% 밑으로 내려가면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금 관련 DLS의 기초자산엔 은이나 석유(WTI)선물 가격 또한 포함되기 때문에 복수의 상품가격 전망을 신중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FICC(파생·대안상품) 담당자는 “DLS 기초자산 가격이 내려가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기대수익률을 높게 제시할 수 있다”며 “그러나 기초자산에 복수의 상품가격이 포함되는 만큼 전문가의 판단을 듣고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