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용수 이주리(왼쪽부터) 백진희 안덕기 씨가 오는 22일 ‘솔리스트 육성 프로젝트 1’ 공연을 앞두고 국립국악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통무용수 이주리(왼쪽부터) 백진희 안덕기 씨가 오는 22일 ‘솔리스트 육성 프로젝트 1’ 공연을 앞두고 국립국악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7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만난 국립국악원 무용단원 백진희(41) 안덕기(36) 이주리(33) 씨의 얼굴엔 기분 좋은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이들 세 무용수를 비롯한 젊은 춤꾼 7명은 오는 22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무용단 역사상 처음으로 솔리스트 무대를 펼친다.

‘솔리스트 육성 프로젝트 1’이란 이름을 내건 이번 무대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간판스타를 만들기 위한 자리. 무용단 공연 중간에 솔로 무대가 들어간 적은 있지만 무용수가 개인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를 꾸미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에서 궁중무용인 무산향을 추는 백씨는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등 대부분의 무용단에는 간판스타가 있지만 국악원 무용단에는 없었다”며 “이번 기회가 무용수 개개인의 개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2013 굿, 초무’의 안무가로 참여하는 안씨는 “이제 곧 국립국악원 무용단에서도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의 기량은 지금껏 군무 속에 갇혀 있었다. 조화와 균형이 생명인 궁중무용의 특성상 남들보다 튀는 행동은 금기시됐기 때문이다.

나이, 연차에 따라 무대에 서는 무용단의 관행도 스타 무용수를 키워내는 데 걸림돌이었다. 공연에서 산조춤을 추는 이씨는 “지금은 열심히만 하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단원 모두 사기가 올라 있다”고 했다.

솔리스트로 처음 무대를 만드는 만큼 어깨도 무겁다고 했다. 안씨는 “첫 번째 주자가 잘해야지 그다음 공연이 잘 이어질 수 있다”며 “국악원 무용단의 정체성을 살리고 다른 무용단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로 꾸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눈에 띄는 춤사위가 없어서 궁중무용이 쉽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이번에 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무대에는 이들 세 무용수와 김혜영(살풀이춤), 김태훈(호적시나위), 이지은(태평무), 서희정(정읍 설장구춤) 씨가 함께 무대를 만든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 (02)580-3320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