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이사는 14일 서울 태평로 뉴국제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일자리나누기 확산을 위한 전략적 선택’ 세미나에 참석해 “증권업계는 최근 1년간 지점 통폐합, 인력구조조정, 계약직 해지 등을 통해 3000여명의 인력을 줄였다”며 “골든브릿지도 성과연봉제라는 개혁적인 임금체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노조가 이 제도에 대해 파업으로 맞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조도 고용유지를 위해 제도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회사 임직원은 180여명으로 이 중 노조원 54명이 정리해고 및 성과연봉제 반대 등을 주장하며 지난해 4월13일부터 540일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성과연봉제는 비노조원 120여명에게 적용하고 있다.
배 이사는 “고임금을 받는 기존 직원들의 반발을 지나치게 의식해 연공급제를 유지하게 되면 결국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며 “불황기에 고통을 분담하며 일자리를 유지하고 호황 때 많은 결실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성과연봉제가 노사 공생의 윈윈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제도 도입 취지는 성과와 보상의 방향이 일치함으로써 중소형 증권사의 생존에 가장 필요한 비용효율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직급제를 폐지하고 기본급 200만원에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회사안을 받아들이면 생활이 불가능해져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금융권에서 성과연봉제도입을 둘러싸고 노조가 장기파업을 벌인 것은 SC제일은행노조가 지난 2011년 2개월 넘게 파업을 벌인데 이어 두번째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자리나누기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됐다.이지만 연세대교수(경영학)는 ‘일자리나누기 활성화 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고용률 70%달성을 위해서는 일자리나누기정책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시간선택제일자리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특히 획일적인 시간선택제일자리창출보다는 토·일요일 근무형,경력단절여성형,장년인력형,청년인력형 등 다양한 시간제일자리를 만들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기설 한경좋은일터연구소장은 새누리당과 정부의 근로시간단축 입법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가 근로시간단축을 통해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려는 고용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뒤 “독일 폭스바겐이나 다임러 뒤셀도르프 처럼 불황을 겪을때 직원을 감원하는 대신 일자리나누기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노조는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임금을 삭감하면 노사 모두 상생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인위적인 정부의 근로시간단축 정책이 실패한 사례로 1998년 프랑스의 오브리법을 들었다.프랑스 사회당정부는 당시 주당 근로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인 오브리법을 통과시켰으나 기업들에게 부담만 주고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아 ‘프랑스병의 근원’이란 비판을 받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