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0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고 있다. 반면 국내 기관은 21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하며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8월23일부터 이날까지 3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했다. 순매수 규모는 10조8053억 원이다.

국내 기관은 지난 2001년 9월 이후 최장 기간 순매도 행진 중이다.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5조4310억 원 규모다.

지난 7월10일 이후로 기간을 확대하면 외국인은 12조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투신은 4조 원, 개인은 7조 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매매 흐름을 보인 것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호·악재가 겹쳐 나오고 있기 때문다.

국내 기관의 '매도세'를 자극하는 요인은 미국 재정위기와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와 부채한도 협상 탓이다. 대내적으로는 2000선 부근에서 펀드 환매 수요가 집중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은 펀드 환매가 집중되는 구간인데 외국인이 이를 모두 받아내고 있는 양상" 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것은 결국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사자'를 지속하면서 코스피 2000선을 뒷받침 한 셈이다.

김 연구원은 "7~8월 이후 나타난 외국인의 매수 성격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며 "특히 장기 보유 측면이 강한 미국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풀이했다.

미국의 정치 변수가 해소될 경우 외국인의 매매 추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치권 불확실성에 대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양당 지도부들도 모임을 가질 예정이어서 극단적인 결말을 맞이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추가 매수 여력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연간으로 봤을 때 이제야 플러스 2조 원 수준으로 돌아섰다" 며 "국내 증시는 2000선 부근에서 다른 신흥국에 비해 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