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에서 활약중인 클라라
SNL코리아에서 활약중인 클라라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이라는 뜻의 은어)이란 19금(禁) 트렌드가 예능가에 꽃을 피우고 있다. 대표주자격은 tvN의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와 JTBC의 ‘마녀사냥’이다. 이들은 대놓고 섹드립 예능을 표방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예능가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자주 나오는 ‘19금’ 소재가 왜 예능에서는 다뤄지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뒤늦게 물꼬를 튼 예능 속 19금 소재는 그 영역을 확장 중이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드는 현상이다.

19금 예능의 대표주자가 된 ‘SNL코리아’나 ‘마녀사냥’이 불편함을 비켜가기 위해 공통적으로 취하는 방식은 ‘호감형 방송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방송인 신동엽이 있다. ‘섹드립의 권위자’로 추앙받고 있는 그는 음흉한 개그를 익살스러운 콩트와 ‘셀프디스’(자신의 치부를 개그 소재로 이용해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 속에 잘 버무려 거부감 없는 방식으로 펼쳐놓는 데 탁월하다.

신동엽은 그 덕분에 현재 트렌디한 19금 개그의 개척자로 평가받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마녀사냥’의 또 다른 출연진인 가수 성시경은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신동엽이 있었기에 출연을 결심하게 될 정도로 그에 대한 믿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취하는 또 다른 방식은 비록 19금 소재가 개그 속에서 다뤄지더라도 건강한 웃음을 유발할 수 있도록 단장하는 것. ‘마녀사냥’은 일반 시청자와의 적극적인 호흡 속에 19금 소재를 자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간다. 성적 소재를 젊은이들의 현실 속 연애와 함께 다루며 그간 쉬쉬했던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낸다.

신동엽은 “20대부터 건강한 성의식을 만드는 것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패널로 고정 출연 중인 홍석천도 같은 생각이다.

‘마녀사냥’의 연출을 맡고 있는 조효진 PD는 “10년 전부터 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젊은 층의 성의식은 상당히 개방적인 반면 지금까지 연애 속의 성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는 공간은 극히 적었다”며 “그런 사회 풍토 속에 ‘마녀사냥’이 젊은 층의 성적 담론을 공론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배선영 기자 sypov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