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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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태블릿PC 보안 솔루션 시장을 두고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회사에 가져와 문서 결재 등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장이 커지면서다. 삼성전자와 애플뿐 아니라 LG전자, 통신사인 SK텔레콤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2억8000만대’ BYOD 시장

스마트폰 속 사무실…업무기밀·개인정보 털릴 걱정 뚝!
서버 가상화 업체인 VM웨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미 국내 직장인의 93%는 개인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한때 일부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블랙베리 등을 제공한 적이 있다. 하지만 회사 폰과 개인 폰 등 두 개의 단말기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BYOD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BYOD의 가장 큰 단점은 보안 문제다. 개인용과 업무용 스마트폰의 구분이 모호해지면 내부 문서나 직원 정보 등이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보안 개념을 잘 모르는 직원들은 본인의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각종 정보와 문서들이 ‘기업 자산’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BYOD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SA에서는 지난해 1억2380만대이던 세계 BYOD용 스마트기기가 2016년엔 2억8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치챈 업체는 애플과 삼성전자다. 애플은 ‘오바마 폰’을 필두로 기업용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블랙베리의 빈자리를 속속 꿰차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중앙 서버에서 애플리케이션 관리와 차단, 데이터 복원 등을 조작할 수 있는 iOS용 ‘애플 컨피규레이터’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 등에 기업용 보안 솔루션 ‘녹스’를 내장해 판매하고 있다. 업무용 데이터와 개인용 데이터를 따로 저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삼성 녹스 솔루션은 블랙베리를 주로 사용하던 미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최근 보안 승인을 받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LG전자 SK텔레콤도 가세

시장이 점점 커지자 다른 제조사와 통신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1일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인 ‘LG 게이트’를 내놨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기업 서버에 저장된 정보에 개인용 스마트폰 등으로 접근할 수 있다. 회사 밖에서도 결재 등 원활한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데이터 암호화, 가상사설 통신망(VPN) 등의 모바일 보안 기술을 적용해 안전하게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폰 내부 저장소를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예컨대 직원 주소록, 내부 문서 등은 업무용 난에, 카카오톡 메신저와 게임 등은 개인용 난에 저장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 솔루션을 적용한 스마트폰 ‘G2’를 이달 초부터 AT&T 등 미국 4대 통신사에 공급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이날 보안 솔루션 ‘T 페르소나’를 선보였다. 스마트기기를 기업모드와 개인모드로 분리해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업모드를 선택하면 화면 캡처 차단, 업무 앱 위·변조 체크, 와이파이 차단 등이 자동으로 설정된다.

SK텔레콤은 기업과 단위 계약을 맺어 대당 월 3만원 선에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BYOD 시장은 기업들에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BYOD

bring your own device. 직원들의 개인용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직장에 가져와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기 구입 비용이 줄고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업무정보 유출 등 보안 위험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