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26일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출됐지만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 23일 운영위원회 결의를 거쳐 다음날인 24일부터 거래소 1층 로비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최 전 사장의 퇴진과 함께 이사장직 재공모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상근위원 5명이 주축이 돼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다음주부터는 운영위원 30명도 가세해 최 전 사장의 퇴진을 촉구할 계획이다.

최 전 사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 이르면 다음주부터 거래소로 출근하게 된다. 노조 측은 상근위원과 운영위원을 총 동원해 최 전 사장의 출근을 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조 측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최 전 사장의 도덕성과 경영 능력이다. 유흥열 거래소 노조 위원장은 "지난 5년 동안 부도덕한 사람들이 이사장에 올라 조직이 파탄났다"며 "최 전 사장도 다를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위원장은 최 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그는 "최 전 사장은 현대증권 재임 시절 현대저축은행 부실인수 논란, 선박펀드 투자손실 등을 통해 경영능력이 없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거래소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경영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거래소는 최경수 체제에 돌입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임용빈 거래소 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5년간 거래소는 전시행정과 줄 세우기 인사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