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창고와 김치공장을 개조해 27일 개관하는 인천 해안동 한국근대문학관의 전시실 모습. /연합뉴스
1930년대 창고와 김치공장을 개조해 27일 개관하는 인천 해안동 한국근대문학관의 전시실 모습. /연합뉴스
1883년 개항으로 근대문화를 받아들인 도시 인천. 당시 조선 사회가 외래문화와 만나는 첫 접점이 바로 인천항이었다. 이 인천항 부근 해안동에 한국 근대 문학의 역사를 담은 한국근대문학관이 27일 문을 연다. 인천문화재단이 약 55억원을 들여 만든 국내 최초 종합 근대문학관으로, 2007년부터 6년간 준비해왔다. 1930년대 창고와 김치 공장으로 쓰이던 옛 건물을 개조해 당시 역사와 풍취를 그대로 담았다.

25일 미리 둘러본 한국근대문학관은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고서를 다수 소장·전시하는 등 우리 근대문학의 모습을 그대로 담으면서도 각종 시청각·디지털 자료로 관객들의 이해와 흥미를 높였다.

우선 근대문학의 중요 자료를 상당수 소장한 게 눈에 띈다. 김억의 번역시집 《망우초》의 국내 유일본을 소장하고 있고, 한국 최초 창작 장편소설이라는 이광수의 《무정》은 국내에 두 권 남아 있는 초판본 중 한 권을 확보했다. 백석 시집 《사슴》,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인직 《혈의 누》, 염상섭 《삼대》, 홍명희 《임꺽정》 등의 원본도 만날 수 있다.

각종 디지털 시청각 자료는 고서들과 조화를 이룬다. 주인공 이인화가 일본과 조선을 오가며 식민지 현실에 눈을 떠 간다는 여로 형식의 소설 《만세전》은 관객들이 요지경을 보며 주인공의 여행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장(문학평론가)은 “인천아트플랫폼과 각종 근대 유적 등 역사 현장에 위치해 우리 근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