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그룹의 시장성 차입금이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과 다음 달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어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시장성 차입금 잔액은 9월 초 기준 2조3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이 1조9165억원, 기업어음(CP)·양도성예금증서(CD)가 4324억원이다.

이 가운데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6241억원에 달했다.

9월에 채권 905억원과 CD·CP 744억원 등 1649억원이 만기로 파악됐다. 10월에는 채권 2220억원과 CD·CP 987억원 등 3207억원에 달했다. 9월과 10월 두 달간의 만기액이 4856억원으로, 전체 만기액의 20.7%을 차지했다.

오는 11월에는 923억원, 12월에는 462억원이 만기다.

시장성 차입금이란 금융기관 대출을 제외하고 기업이 회사채 발행이나 CP, CD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다.

금융권 대출은 비상시 채권단과의 협의 등을 거쳐 대출 조건 등을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채권이나 CP, CD 등은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채무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파산하면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

동양그룹은 현재 일부 사업부 매각 등으로 5513억원을 마련했지만 목표액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7000~8000억원을 마련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형제 그룹'인 오리온마저 동양그룹 지원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위기설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양그룹은 화력발전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동양파워 지분 모두를 내다 팔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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