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경기 판교에 짓고 있는 R&D센터 측면도.
삼성중공업이 경기 판교에 짓고 있는 R&D센터 측면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조선소가 있는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있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우수 연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2017년까지 글로벌 조선해양센터 등 각종 연구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1차 분양받은 마곡산업단지 3만여㎡의 부지에 2015년까지 해양유체시스템 R&D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해양유체시스템은 운항하는 선박을 따라 흐르는 바닷물의 흐름을 분석해 선박의 저항을 최소화시키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장치다.

또 지난 6월 확보한 2만9307㎡ 규모의 부지에 2017년까지 글로벌 조선해양센터와 해양엔지니어링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글로벌 조선해양센터에는 세계적 수준의 첨단 연구시설인 다목적 예인 수조를 설치할 계획이다. 예인 수조는 선박의 운항 성능을 추정하기 위한 모형 시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거제 옥포 조선소와 서울 논현동 중앙연구소 등에서 연구 인력 435여명과 설계 인력 30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인력들을 앞으로 마곡산업단지로 집중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선소에 연구 시설이 함께 있으면 유리한 점이 많지만 아무래도 지방이다 보니 근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에 있으면 연관 기술 확보와 협업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경기 성남 판교에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R&D센터를 만들고 있다. 지난 1월 착공했으며 내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수도권에 R&D센터를 건립하면 우수 인력 스카우트에 유리할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거제와 대전 연구소에 2700여명의 연구 및 설계 인력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와 설계 인력 중 상당수가 판교로 가게 된다”며 “인력이 한곳에 모이는 만큼 조선과 해양 등 연구 분야별 시너지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작년 7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해양엔지니어링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55명인 인원을 2016년 말까지 6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