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24편. 참을 수 없는 ‘원금보전심리’



손해나는 것이 죽기만큼 싫은 사람들에게 투자로 인한 손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통이다. 특히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투자한 펀드에서 손실이 커지면 원금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서 매매를 중단하고 장기투자모드로 돌입한다. 본의 아니게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투자 상품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훨씬 어렵다. 살 때는 가격과 가치를 따져 매수하면 되지만, 팔 때는 투자기간 동안 발생한 손실과 이익이 투자자의 평정심을 잃어 선택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원금보전심리’는 손해를 보고는 팔 수 없다는 것이다. 정작 시장은 투자자의 투자원금에 대해 눈곱만치도 관심이 없다.





투자로 일가를 이룬 대가나 서툰 투자자나 투자손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투자의 귀재라고 일컬어지는 ‘워렌 버핏’도 손절매의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주식이라면 처음부터 거들떠도 보지 않겠지만, 만일 손해가 난다면 끝까지 들고 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원금보전에 대한 심리는 국내투자자들이 유난히 강하다. 자본선진국들에 비해 짧은 금융투자 역사로 인해 투자 손실에 대한 수용도가 낮고, ‘나만은 다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투자는 물처럼 유연해야한다. 손실을 앞에 두고 대범해지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시장 방향이 바뀌었음에도 자기가 정한 원칙을 지나치게 고집하면 금전적 손실과 적지 않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각오해야 한다. 지나친 ‘원금보전심리’는 새로운 정보, 성장 가능한 상품이 등장해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흘려보내기 쉽다. 자신 이외에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투자원금을 생각하느라고 다른 대안을 찾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얘기해서 투자자의 투자원금은 투자자가 해당투자 상품이 좋아서 매수할 당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한 가격일 뿐, 시간이 지나 시황이 바뀐 지금의 현재가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원금을 보전하려고 하는 투자열의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선지가 잘못된 기차를 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서둘러 내려서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여행자의 행동이듯, 시장 추세가 애초 예상했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면 투자하면서 지불한 투자원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손실을 줄여 만회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한다.





지난달 하순 1840선을 저점으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KOSPI 지수가 2000선을 넘나들자, 이번에도 역시 ‘원금보전심리’에 기댄 묵은 펀드환매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장분위기가 전환할 때 투자자들은 냉정해져야 한다. 남 따라서 부화뇌동하는 투자를 하게 되면 자칫 그간의 인내에 대한 보상 없이, 눈앞에서 수익창출 기회를 놓치는 우(愚)를 범하기 쉽다.





지난 3년 동안 답답한 박스권 장세의 상단이라고 판단해서 환매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지금은 시장분위기가 전환하는 턴어라운드(turnaround) 초입국면이 된다. 시장추세가 바뀌는 변곡점에서는 돌발 변수가 많이 등장해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럴 때 일수록 행동에 여유를 가지고 시장의 리더들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려야한다. 시장리더들이 가는 방향을 확인하고 뒤따라도 늦지 않다. 참을 수 없는 ‘원금보전심리’ 때문에 서둘러 시장을 벗어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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