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10선을 재탈환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점진적인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6일 오전 10시30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35포인트(0.92%) 상승한 2012.67을 기록했다. 장 중 2018.02까지 올라 3월6일(장중 고가 2033.89)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1700억 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17거래일째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 상승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달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테이퍼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18일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증시에 대한 '차별화' 관점이 지속되고 있다" 며 "경기 회복 기대가 이어지고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줄어들어 매수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의 차기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직 사퇴 발표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새벽 서머스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Fed 의장 경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테이퍼링'의 진행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며 "미 달러 강세를 추구하는 성향의 서머스 전 장관의 후보 사퇴로 그간의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채권 매입 규모를 월 100억~150억 달러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Fed는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입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것" 이라며 "현 지수 선에서 국내 펀드환매 자금을 소화하고 나면 연말로 갈수록 경기 개선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국내 기관의 펀드환매 압박을 버텨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 요인도 있다. FOMC에서 예상과 달리 급진적인 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나오거나 반대로 계획이 지연될 경우다.

임 연구원은 "양적 완화에 대한 계획이 현재 시장의 기대와 다를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충격이 있을 수 있다" 며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증시의 변동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