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군사개입 여부를 두고 벌인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에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시리아 반군 내에서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영국에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14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내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이 이라크 국경 도시에서 온건파 주류 그룹과 교전을 벌여 적어도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군 내에서는 지난 수개월 동안 알카에다와 관련된 극단주의 세력과 온건파 그룹 간 충돌이 늘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는 반군의 최대 목표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SOHR은 알카에다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이날 “부카말에서 온건 주류 반군 그룹들과 총격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라미 압둘 라흐만 SOHR 소장은 온건파 반군 세력이 전날 이슬람 사원의 확성기를 통해 ISIL에게 “부카말에서 철수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ISIL이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반군 주류 그룹이 공격을 가하면서 전투가 일어나 주류 반군 대원 3명과 ISIL 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라흐만 소장은 전했다.

주류 반군 세력이 ISIL에 부카말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양한 파벌로 이뤄진 시리아 반군 내부에서 지난 수개월간 긴장이 고조되다가 7월 이래 내분이 표면화, 상호 무력충돌을 빚어왔다.

한 때 온건파는 시리아 정부군과 대항하는 과정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보여준 전문적인 전투기술과 병력 자원 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극단주의자들 때문에 반군이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는게 어려워지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