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다음달 1일부터 지분율 5% 이상인 국내외 투자 종목을 홈페이지에 일괄 공개한다. 이와 함께 내년 기금 위탁운용 규모를 최대 215조원(전체 481조원)으로 책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고 정보 공개 확대 방안을 포함해 내년도 ‘위탁운용 계획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그동안 투자 종목의 지분율이 5%를 넘을 경우 증권거래소에 신고하긴 했지만 홈페이지에 게재하진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내역을 확인하려면 기업별 공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데, 이 같은 번거로움을 줄여주겠다는 게 이번 정보 공개의 취지다. 보유 종목명과 함께 투자 규모(평가액), 지분율 등도 모두 공개한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기금운용 전용 홈페이지도 구축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자들로선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의 투자 성향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돼 투자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종목을 무조건 우량 종목이라고 믿고 개인투자자들의 무분별한 추종 매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칫하면 국민연금이 원성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보고받은 공개 대상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식에 16조1380억원, 미국 애플사에 3조7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주식은 현대차(3조3020억원), 현대모비스(2조110억원), 포스코(1조817억원), SK하이닉스(1조729억원)의 순으로 지분율이 높았다.

한편 기금운용위는 내년 목표 초과수익률을 올해 대비 0.18%포인트 낮아진 0.20%로 설정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